[인터뷰] 당신의 보듬어 줄 '눈물을 닦고'의 작가 후지타 사유리

2015-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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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에 '눈물을 닦고']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어디에 낙하하면 낙오자가 되는 거지? 그런 선은 어디에도 없어. 우리의 삶만큼 수많은 선(길)이 있단다."

후지타 사유리 ‘눈물을 닦고’

즐겁고 빠르게 읽히는 그의 책을 읽다가 무심한 듯 어깨를 감싸는 따스한 위로에 문득 눈물이 흐를지도 모른다.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의 자유롭고 폭이 넓은 문장에, 그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게 될 것이다.

에세이 ‘눈물을 닦고’를 출간한 후지타 사유리를 인터뷰하기 위해 만났는데 오히려 인터뷰를 당하고 말았다. 두꺼운 뿔테 뒤로 동그란 눈을 숨기고는 “기자님은 뭐 때문에 가장 힘이 들어요?”부터 “연예부 기자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예요?” 까지 질문도 각양각색이었다.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것을 원래 좋아해요. 그림은 너무 못 그려서 공개를 못하겠지만 그림 그리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들지 않아 좋아요. 사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 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소중해요. 책을 내고 싶다고 여러 출판사를 찾아갔는데 방송에서의 모습만 생각하고 다 거절하더라고요. 하지만 방송에서의 제 모습도, 책을 쓰는 저도 모두 저인걸요.”

“원고료는 많이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돈을 위해서라면 긴 시간 글을 쓸 게 아니라 나가서 방송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정작 “돈 때문에 한다”는 방송도 들어오는 대로 다 하는 것은 아니란다.

“제작진에게 프로그램 콘셉트는 물론이고 왜 나를 쓰려고 하는지를 꼭 물어봐요. 엉뚱한 캐릭터가 필요해서인지, 그냥 외국인이 한 명 필요해서인지요. 들어보고 저보다 더 잘 어울리는 연예인이 생각나면 추천도 해주고요. 이것저것 물어보면 제작진은 ‘얘 급도 안 되면서 뭘 이렇게 따지나?’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돈 받는데 허투루 할 수 있나요. 프로그램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돈값을 할 수 있죠.

“그래도 일본인이 필요하면 무조건 사유리를 찾지 않느냐”고 했더니 “요즘엔 나보다 강남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후지타 사유리는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했다.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을 시샘하는 게 진짜 지는 것”이란다.

“프리랜서가 일이 없을 때 참 막막하겠죠. 하지만 저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나를 관찰할 기회라고 생각해요. 힘들 때마다 그 감정에 빠지기보다는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고난을 마주하는 내 모습이 궁금하고 기대되거든요.”

“좋은 책 내고 왜 홍보도 안 하느냐? 방송에 나가서 들고라도 있어라”라고 했더니 큰 눈이 더 동그래지면서 손사래를 친다. “어휴, 어떻게 그래요. 그리고 그렇게 방송에서 해도 되는 거예요? 김영철 씨도 ‘무한도전’(MBC)에서 했다고요? 푸핫. ‘무한도전’에서 그랬으면 정말 재밌었겠다.” 건장한 남자에게 “아오이 소라 좋아해요?”라고 내뱉는 그가 책 소개조차 부끄러워 하질 못하니…참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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