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10일 오후 5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박찬욱 감독, 민병록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 임권택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가 참석했다.
이용관 위원장은 공동위원장 제안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 제가 처음 사퇴를 권고받았을 때 부산시 부시장과 면담 때 나온 얘기”라고 말문을 열었다.
“물러나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하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답을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뭐냐고 하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하길래 시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유냐고 묻기도 했다”고 회상한 이 위원장은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다. 전국 각지의 전문가들을 모아 새로운 패러다임이 뭔지 토론을 해보자고 했다. 조직쇄신은 받아들이되 인적쇄신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다 제가 시장님을 만난 게 2월 17일이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에는 사단법인 부산국제영화제가 경제부시장 산하였다. 다 계신 자리에서 영화제에 대한 미래비전을 설명하고 조직쇄신을 설명하던 가운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인적쇄신이란 나보고 물러나라는 것이니까 물러나겠다고 했다. 제가 물러나겠다는 의미였다”며 “대신에 부산시민이 납득이 갈만한 인물로 제가 데려오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김동호 위원장님을 예로 들었다. 제가 김 위원장님과 공동위원장을 오래했으니까, 제가 같이 일을 보다가 빠지겠다고 했다. 조건은 아니었습니다만 책임자는 저니까 저 하나 물러나는 걸로 끝내달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째 공동위원장은 영화계와 부산시민이 다 수긍할만한 분으로 모셔오는 게 좋겠다고 했다. 지금 부위원장이 세 분이다. 배우 대표 안성기, 다른 한 분, 부산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또 다른 한 분을 모셔 8년간 해왔는데 작년 5월에 그만두셨다”면서 “그러니 부산 시민단체, 문화예술계가 인정하는 분을 모셔서 특별히 함께 한 바 있다. 또 영화의 전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하니까 적합한 분을 모시겠으니 독립성은 보장해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얘기하자 “정치적 중립성은 정치인들이 지켜야할 것이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고 했을 때 웃으면 ‘맞다면서 앞으로 그런 얘기는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셔서 기뻤다”는 이 위원장은 “저희는 나름 내부적으로, 외부에서 용역을 통해 미래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마련하고 있었다. 20주년을 요란하게 하는 게 아니라 어엿한 성인의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했다. 10년, 2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일지, 그런 의미로 미래비전을 준비했다. 거기에 이미 산업적 측면, 부산시가 생각하고 있는 영화제의 경제적 역할이었으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시장님이 모르시는 것 같아서 상세한 설명을 드렸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필름마켓을 운용, 세계 각국으로 영화를 수출하는 업무도 수행 중이다. 그러나 서병수 시장은 “마켓이 있느냐?”라고 되물었다고. 이 위원장은 “그래서 설명을 드렸더니 중요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 실제로 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르셨던 것 같다. 공동위원장이 그런 맥락이다. 단순히 영화제의 독립성 문제가 아니라 6개월간 경험해보니까 부산 일부에 저희를 색다르게 보는 일부의 장난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담당 국장에게 2월 13일 시장님을 만나 뵙고 ‘물러나겠다. 그러나 다른 인원들에 대해서는 인정을 못하겠다’고 했다. 영화산업적인 측면을 강조하니까 산업 관련 적임자를 찾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끝나고 영화제를 정리할 수 있는 분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23일 정경진 부산시 정무부시장과 김광희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이 ‘서병수 부산시장의 뜻’이라며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해 중지 요청을 거부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독립예술영화관모임,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전국영화산업노조, 한국영화학회 등 한국영화단체들은 26일 오전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이용관 위원장은 비리, 부패, 방만운영 등 오해가 있으면 검증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칸, 베니스, 베를린, 로테르담영화제 측 등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표명,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