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LG경제연구원의 김민희 책임연구원은 '빅데이터의 현실, 기대와 큰 격차' 보고서를 통해 "빅데이터가 미래 세상을 바꿀 주요 동인으로 주목받고 있고 향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 현실적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IT 미디어 전문기업인 한국IDG가 지난해 초 국내 IT 전문가 및 관련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국내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11%에 불과하며 향후 2년 내에 도입할 예정인 기업도 3분의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데이터 확보의 문제 △정보보호 및 보안의 문제 △예산 문제 △분석 역량 및 전문가 부족 문제 등을 빅데이터 활용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또 수집되는 데이터 소스가 다양해지고 데이터 마이닝 등 분석 기법이 정교해지면서 개인정보의 비식별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빅데이터 관련 인력 수급의 불균형 또한 빅데이터 활용의 장애요인이라고 지적됐다.
그러나 가용하기 비교적 쉬운 데이터 분석으로 성과를 얻은 빅데이터 활용 사례도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미국 정유회사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방대한 부품 데이터를 분석을 통해 고장으로 인한 시추선 가동중단 발생률을 80% 줄이고 운영비용으로 매년 7억달러를 절감했으며, 미국의 신시내티 동물원(Cincinnati Zoo)은 6개월간 동물원을 방문한 고객들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아이스크림과 식음료 판매의 35% 증대 효과를 얻었다.
코레일 역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실률을 최소화해 지난해 수요 1.5%를 늘리고, 수익도 3.8% 높였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 사례들은 비정형 데이터가 처리, 정제 및 분석 기술의 한계 때문에 분석하는 것이 어렵지만 분석의 대상을 잘 디자인 할 경우 적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 아직은 복잡하고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로부터 신호와 노이즈를 구분해 내기가 어렵지만 선별과 정제 과정을 거치면서 분석 역량을 높여가는 것이 당장의 성과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역량 축적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