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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강남 재력가 할머니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9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정모(60)씨를 긴급체포했으며, 조사를 거쳐 10일 오후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용의자 정씨는 5년 전 함씨의 2층 주택에서 함께 지낸 세입자로 밝혀졌다. 정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함씨의 주택에 세들어 살았고, 함씨와는 25∼3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정씨는 최근에는 인근 인테리어 가게에서 일용직 페인트공으로 일해 왔으며 현재 경찰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이날 오후 11시 15분께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으로 옮겨지면서 기자들에게 "30년 알고 지낸 할머니다. 나는 죽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달 24일 함씨의 집에 들리긴 했으나 단지 함씨가 소일거리로 판매하는 건강식품을 사려는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함씨의 손을 묶은 끈과 함씨의 목, 손톱 등에서 확보한 DNA가 정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있다.
경찰은 또한 피해자에게서 확보한 DNA를 피해자의 친인척과 세입자, 이웃 주민, 통화 상대방 등 69명의 DNA와 일일이 대조했고, 정씨의 동선을 역추적한 CCTV 영상도 확보했다.
함씨는 거주하던 2층 주택 외에도 40평형대 대형 아파트 등 주택 5채를 보유한 자산가로 알려졌다. 다만 정씨가 함씨를 살해한 동기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함씨의 지인들 사이에선 정씨가 수년 전 함씨로부터 수백만원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해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번 사건과 연관성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는 정씨와 함씨 사이에 채권·채무관계가 있는지 여부 등 범행동기 파악을 위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