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소재 KB금융지주 본사[사진=KB국민은행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이정주 기자 = KB금융지주 이사회가 회장 선임 시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부여하는 최고경영자(CEO) 승계계획 확정을 차기 이사회에게 넘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KB금융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CEO 경영승계계획 결정을 보류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사회에서 논의한 사항은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언급을 피했다.
당초 KB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했으나 이 중 CEO 승계계획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이날 재논의하기로 했었다. 사외이사 측은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부터 연임 우선권을 부여하자고 주장했으나 윤 회장은 차기 회장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하면서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KB금융 안팎에서 지난해 KB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 이사회가 차기 CEO 승계계획을 마련한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KB금융 측은 씨티나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해외 글로벌 금융사들이 현직 회장의 경영실적이 우수할 경우 연임 우선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 중인 점을 감안해 이를 도입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CEO의 내부권력화 및 불공정 우려가 제기되자 재논의에 들어갔다. 실제 신한금융지주는 이와 유사한 제도를 2013년 CEO 승계 프로그램에 포함시켰으나 한동우 회장 연임 당시 불공정 논란이 일자 백지화했다.
이에 따라 CEO 승계계획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 되는대로 재논의 될 전망이다. 프로그램 도입 여부를 비롯해 적용 대상에 대한 내용도 논의될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차기 이사진이 구성되면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이사회를 개최해 KB금융의 발전과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