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젤>은 페미니즘 발레다. 지젤 이전, 루이 14세에 의한 남성 무용수의 중심이였다면, '지젤' 이후에는 여성 무용수의 시대가 왔다.
덕분에 '지젤'의 역할은 현재까지도 모든 발레리나들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관문이 됐다.
경쟁작인 <백조의 호수>가 오데트(백조)와 오딜(흑조)의 1인2역 연기 변신을 통해 프리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지젤>에서는시시각각 이미지 변화를 표현해내는 모습을 통해 프리마 발레리나의 역량을 확인 할 수 있다.
낭만발레를 대표하는 <지젤>은 낭만발레 시대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시대에는 흑사병과 산업혁명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던 시기이기에 사람들은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도피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그래서 이 당시의 작품들을 보면 사랑 이야기와 함께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작품들이 많다. 무중력감의 효과를 높이고자 처음으로 포인트 기법(발 끝으로 서는 것)이 시행되었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리고자 가스등이 개발되었다. 이 모두를 병행한 것이 <지젤>이다.
<지젤>은 2막 발레로 시골처녀 지젤이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 죽은 후 숲 속을 지나가는 남자들을 죽을 때까지 춤을 추게 만드는 윌리(결혼 전에 죽은 처녀들의 영혼)가 된다. 지젤의 무덤을 찾아왔다가 윌리들의 포로가 된 알브레히트가 지젤의 사랑으로 목숨을 구한다는 줄거리이다.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에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낭만발레를 대표하는 최고작 '지젤'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발레단은 1999년 마리나 콘트라체바에 의해 재구성된 볼쇼이 발레단 스타일의 <지젤>에서 벗어나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부예술감독인 파트리스 바르의 <지젤>을 초연했었다.
공연 한 달 전에 전석 매진의 신화를 기록하며 ‘지젤 열풍’을 일으킨 이번공연은 로맨티시즘 발레의 탄생이 되었던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 파트리스 바르 안무)으로 19세기 낭만발레의 오리지널 무대를 재연한다. 지젤역에는 김지영,이은원,박슬기,김지영,이은원,박슬기가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