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양일간에 걸쳐 방송된 ‘눈길’은 일제의 수탈 속에서 가난이 지긋지긋했던 최종분(김향기)과 그가 동경했던 똑똑하고 당찬 깍쟁이 소녀 강영애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우정을 다룬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잊혀 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금 기억하게 하였다.
오롯이 극을 이끈 두 어린 여배우 김새론과 김향기의 열연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극 중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소녀 강영애로 분한 김새론의 나이답지 않은 깊이 있고 성숙한 연기는 드라마의 중심을 든든히 받쳤다.
극 중 자존심 강하고 똑똑한 소녀 영애에게 위안부라는 상황은 한없이 처참했다. 영애는 살아 나가기 위해 이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하는 종분과는 다르게 자신 앞에 닥친 현실 앞에서 울분을 토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이어갔다. “짐승처럼 살기 싫다” “죽고 싶다”고 말하는 영애의 모습은 그 당시 위안부로 끌려간 많은 소녀의 심정을 대변했다.
김새론은 위안부로 끌려가기 전 당찬 소녀에서 위안부에 끌려가 겪은 온갖 고초와 좌절, 그리고 15세 나이에 겪게 된 비극적인 죽음까지 극의 흐름에 따라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영애의 삶, 그 심정과 눈빛을 무게감 있게 소화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