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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난해 가구당 의류·신발 등이 불황 탓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이 장기화되자 옷과 신발 등 줄이기 쉬운 것부터 소비를 억제하는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가구당 의류와 신발 지출은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2.8% 늘었다. 다만 12대 소비 지출 비목 중 의류·신발 월평균 지출은 16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0.1% 감소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보다 3.4% 증가했고 의류 등 섬유제품 물가는 4.0% 상승했으며 남녀구두와 운동화, 실내화는 0.2∼4.0%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관련 품목 물가가 오르고 소득이 늘어난 상황에서 지출이 줄었다는 것은 경기 등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72.9%로 소비성향을 집계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통신장비와 통신서비스 등 통신에 대한 지출도 월평균 15만원으로 1.6% 떨어졌다. 통신 지출이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주류·담배 지출은 월평균 2만8000원으로 0.6% 감소했다. 주거·수도·광열에 대한 지출은 월평균 26만5000원으로 0.8% 줄었다. 월세, 공동주택관리비 등 주거비는 늘어났지만 따뜻한 기후 등으로 연료비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건강과 여가 생활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이들 부분 지출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보건 지출은 16만8000원(2.8%), 오락·문화 지출은 14만7000원(5.6%), 음식·숙박은 33만5000원(4.7%), 보험과 이미용 등 기타상품·서비스는 21만4000원(5.9%) 각각 증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당장 입을 옷이나 신을 신발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서 미래를 위해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의류·신발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