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례회동서 ‘경제정당’ 신경전…김영란법 3월3일 처리 공감대

2015-02-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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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2월국회 개최 불발…이 총리, 취임 첫 국회방문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는 24일 만남에서 서로 ‘경제 정당’다운 면모를 보이기 위해 미묘한 신경전을 보였다.

적용 범위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른바 김영란법은 3월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원칙론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과 국회 개헌특위 신설 방안에 대해선 합의가 불발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24일 회동에서 ‘경제 정당’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보였다.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2월 임시국회 처리 안건을 협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양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주례회동에는 양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에선 원유철 정책위의장,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새정치연합에서는 강기정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여야는 이날 주례회동에서 서로 ‘경제에 더 유능한 정당’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시작부터 신경전을 보였다.

먼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기선제압에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설 날씨는 따뜻했지만 민심은 아주 싸늘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지난 2년 간 경제는 완전히 실패했다. 인사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동산 3법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 발언에 대해 “우리가 국수를 퉁퉁 불어터지게 하는 당 아니다. 경제를 살리려는 데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당의 주장도 정부여당이 좀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누구보다도 경제전문가이고 실용적인 분이기 때문에 진영논리에 함몰될 분이 아니라고 믿는다. 우리들도 함부로 정치공세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법 중 새정치연합이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법안을 언급한 뒤 “그동안 양당 입장이 팽팽히 맞섰던 분야도 오늘 조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서 오늘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기정 정책위의장에게는 “정책위의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강 의원은 정말 진솔하고 서민들 위해서 애쓰시는 분”이라면서도 “우리들에게 안되는 법에 대해서만 많이 말씀하셨는데, 일단 취임 초반이라 그리 말씀하신 거라 알아듣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강 정책위의장은 “제가 안되는 것만 이야기한 게 아니라 되는 것도 말했다. 안되는 것 빼고는 되는 거다”며 “여야가 경제에서 누가 더 유능한가 경쟁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강 정책위의장이 안된다고 한 법안에 대해 제가 되게끔 잘 고쳐보겠다”며 “잘 고쳐서 강 정책위의장의 마음을 고쳐보겠다”고 응수했다.

이날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박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를 개최하자고 요구했지만 새정치연합은 박 후보자의 ‘박종철 고문 치사’ 은폐 가담 의혹을 제기하며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회동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미 박상옥 청문회 불가 방침을 당론은 정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후보자는 역사적 사건 은폐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이번 2월 임시국회 내 청문회 실시는 불가하다는 것이 당의 총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는 사실상 물건너가게 됐다.

여야는 또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은 법사위로 넘어간 만큼 법사위 소속 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3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데 원론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법 적용 대상을 사립학교 교원 및 언론인 등 민간 영역까지 대폭 확대한 수정안을 놓고 여야는 물론 각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실제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또한 이날 회동에서 새정치연합이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은 반대했다. 이어 선거구 획정과 선거구제 개편 등을 논의할 ‘정치개혁특위’는 정수를 늘리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여야 각각 10명씩 20명으로 구성키로 한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

이밖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운영 주체를 놓고 여야간 의견을 달리해 추후 논의키로 했다.

여야는 25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간 회담을 열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및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및 우윤근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잇달아 만났다. 이 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서라도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총리는 가장 먼저 정 의장을 만나 인사청문회 과정을 상기하며 "나를 바라보는 성찰의 시간이 됐다"며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상황이 벌어져 당혹스러웠는데,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의장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그런 만큼 배전의 노력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총리는 임명 직전까지 원내협상 파트너였던 우 원내대표를 만나 어릴적 동무처럼 서로 부둥켜안고 반가움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의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 인준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을 접어놓고 그를 반대해야 했던 미안함 탓에 공개 발언임에도 눈물을 글썽였다.

우윤근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보였고, 이 총리는 우 원내대표의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주다 결국 손수건을 꺼내 자신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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