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부터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 행위에 대한 사실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면서다.
15일 현재 이통3사 가입자 중 30.1%(SK텔레콤), 33.7%(KT), 19.4%(LG유플러스)가 결합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결합상품은 모바일·초고속인터넷·IPTV·인터넷전화 등을 묶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일컫는다.
특히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결합상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통위는 결합상품의 과도한 이른바 ‘끼워팔기’, ‘공짜 마케팅’을 제재하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3월 초쯤 사실조사를 끝내서 시장 불법행위를 제재할 것”이라며 “필요한 법 개정에 대해서는 3월 안으로 준비를 마치고 6월 중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출혈경쟁이 케이블TV 방송 업계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는 점이다.
유료방송은 ‘공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체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유료방송을 저가로 공급하면서 케이블TV 업체들 간에도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방통위 조사를 앞두고 우선 이통사들은 우회 보조금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족결합 상품을 속속 철수하며 납작 엎드린 모양새다.
지난 9일 LG유플러스가 가족결합 포인트를 단말기 결제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가족무한사랑클럽’의 혜택을 축소한 데 이어 13일 SK텔레콤도 ‘T가족포인트’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가족결합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상당한 인기를 끌어 현재 850만명가량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6일부터 T가족포인트에 새로 가입할 수 없고, 기존 가입자도 3개월 공지기간이 끝나는 5월 17일까지만 T가족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KT만 유사 제도인 ‘올레 패밀리박스’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가족결합 상품과 함께 우회 보조금 논란에 휩싸인 중고폰 선보상 프로그램도 폐지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앞서 지난달 SK텔레콤과 KT는 새로 구입하는 휴대폰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휴대폰 구매 비용을 깎아주는 ‘프리클럽’과 ‘스펀지 제로플랜’ 프로그램을 각각 중단했다.
LG유플러스는 ‘제로클럽’을 강행하고 있지만 방통위에서 위법 판단 결정을 내리게 되면 조만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