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급등해 마감하면서 2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원 오른 1110.7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8일(1117.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도 8원이나 올랐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이에 따른 엔화 약세에 원화도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이르면 오는 6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흐름이 점차 강해지자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5일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20엔대를 넘어섰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 923.5원이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둘러싼 낙관론이 확산한 점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의 하락 요소가 됐다. 그리스의 긴축정책 폐기와 구제금융 재협상 요구를 논의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열린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협상은 실패했다. 그러나 16일 다시 유로그룹 회의를 열어 협상 타결을 모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1월 소매판매 지표와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협상 추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고용지표 호조에 따라 강달러 분위기는 이어지겠지만 12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매판매 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소매판매는 상대적으로 굵직한 지표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상승 모멘텀에 있어서는 큰 변동성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주춤한 분위기라 원·달러 환율이 이날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