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레미콘 작업 중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근로작업자 11명이 매몰됐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관 98명, 경찰 192명, 구청직원 20명 등 파견됐으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오후 5시30분께 현장으로 황급히 향했다.
당시 공사장은 지하층 없이 지상 1, 2층으로 건설되고 있었는데 길이 46m, 높이 15m의 거푸집 철골구조물 최상층이 V자로 주저앉으면서 근로자들을 덮친 것으로 알려져다.
거푸집은 건물을 지을 때 천장, 바닥 등을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를 붓는 틀인데 당시 공사장에서는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 중에 상단부가 V자로 꺾이며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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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있던 공사 관계자는 "갑자기 천둥소리처럼 '쾅'하는 소리가 나더니 천장 일부가 떨어져 사람이 깔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거푸집이 붕괴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철근구조물 지지대가 약해 타설된 콘크리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거푸집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의 콘크리트를 부었을 가능성, 콘크리트를 붓는 과정에서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당체육관은 2013년 6월 4일 착공해 올해 6월 말 준공을 앞뒀다. 내부 시설은 배드민턴 등 구기종목과 체력단련장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사업비 230여억원이 투입됐다.
체육관의 연면적은 7102㎡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지하 1층에는 60여 대의 주차 가능 공간과 발전실, 전기실, 기계실이 갖춰졌다.
지상 1층은 배드민턴장과 농구장 등 체육관시설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실시할 다목적실이 있다. 지붕층에는 하늘공원을 둬 옥상 녹화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었다.
동작구는 해당공사를 아트건설과 썬라이드에 발주했다.
사고원인으로는 빠듯한 공사일정으로 무리한 공사가 진행 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까지 사당종합체육관 공사진행률이 60%로 파악되는 가운데 완공예정일이 불과 네 달여 남았는데 아직까지 공사 절반 조금 넘게 진행돼 무리한 공사일정이 진행된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사일정에 쫓긴 나머지 콘크리트를 너무 많이 혹은 빨리 붓는 바람에 거푸집이 하중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동작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현장점검을 통해 하중 과다 문제를 지적했고, 시공사가 한 차례 설계를 변경했다.
설계 변경 후 바뀐 공법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시공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품질시험소는 지난해 10월 해당 건물을 두고 사고 위험이 있음을 지적하며 시정조치를 통보한 바 있다.
서울시품질시험소는 동작구청과 신축공사 감리담당자 등에게 '품질시험계획 이행확인 점검결과'를 통보하며 "레미콘 타설 현장은 착공과 동시에 현장 여건에 맞는 균열관리계획서를 수립하고 콘크리트 균열에 대해 관리해야 하지만 점검일까지 균열 관리계획서가 수립되지 않았다"고 통보했다.
이어 "콘크리트 균열관리계획서를 수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서울시품질시험소는 "옹벽 부분 이어치기 전 지수재를 설치하고 골재알과 레이턴스를 제거한 뒤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바란다"고 알렸다.
레이턴스는 콘크리트 타설 후 표면에서 생기는 부스러지기 쉬운 미세한 물질로, 이를 제거하지 않고 새로운 콘크리트를 계속 타설하게 되면 강도 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후 지적된 사항이 보완됐는지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관리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해당 공사가 구청이 발주한 것이며 관리감독의 책임은 감리회사에 있다고 밝혀 책임감리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