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막장 드라마의 대모 임성한이 '압구정 백야'를 통해 본격적으로 데스노트를 펼치면서 전작에서 선보인 '황당 죽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2006)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던 중 웃다 죽은 인물이 등장했다. 출생의 비밀을 쥐고 있던 소피아(이숙)는 집에서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보며 웃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오로라공주'(2013)에서는 무려 11명의 등장인물이 죽었다. 남자 주인공인 황마마(오창석)는 물론 오로라(전소민)의 애완견 떡대까지 죽음을 맞았다. 왕여옥(임예진)은 유체 이탈을 경험하고, 혼령에 빙의돼 고통스러워하다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방송된 '압구정 백야'에서 백야(박하나)와 결혼식을 마친 조나단(김민수)이 끝내 사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서은하(이보희)를 만나기 위해 백야와 함께 병원에 온 조나단은 폭력배들과 시비가 붙었고, 승강이를 벌이다 벽에 머리를 부딪혀 동공이 풀리며 의식을 잃었다.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이 모습을 본 백야는 실어증에 걸린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의사에게 수술을 부탁하며 손바닥에 '수술요'라는 글자를 썼지만, 의사는 "사망했다"는 짧은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속 죽음은 드라마의 전개, 개연성과는 큰 상관이 없는 부분.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인물을 하차시키기 위해 임성한 작가가 편하게 써온 방법이다.
흥미진진함이나 긴장감 대신 '또 다른 출연배우는 언제 죽음을 맞이할까'에 관심을 가게 만드는 임성한 드라마. 죽음이라는 가장 비극적 이별을 결국 웃음으로 만드는 모습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