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11월 이후 공석이었던 하나은행장에 김병호 행장 직무대행을 선임하며 최근 조기통합 추진 중단 이후 서둘러 조직 정비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해 김 행장 직무대행을 차기 행장 최종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이어 하나은행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개최해 김 행장 내정자를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1961년생인 김 신임 행장은 명지고와 서울대를 졸업해 미국 UC 버클리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1987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한국투자금융은 하나은행의 전신으로 이후 김 행장은 시카고은행에서 일하다 1991년 하나은행으로 돌아왔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에서 뉴욕지점장, 지주사 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 상무, 부사장(CFO),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기업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맡았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행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해왔다.
그는 김 전 행장 선임 당시에도 행장직을 두고 경쟁했던 인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 내 차세대 리더로 꼽혀왔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 지연에 따른 장기간의 CEO 공백을 막기 위해 차기 행장 선임을 서두른 만큼 김 신임 행장의 당면 과제로는 조직 정비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통합절차가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한데 대해 담당 임원들을 질책했던 것처럼 두 은행의 조속한 통합에 앞장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 신임 행장은 이날 이사회 참석 직전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조기통합은) 김 회장을 중심으로 '원 컴퍼니'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김 회장의 리더십 하에 '원 뱅크' 체제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의 조직을 잘 추슬러 영업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하나은행장이 선임됨에 따라 그동안 김한조 외환은행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하나·외환은행 통합은행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당초 하나금융의 계획대로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이 이뤄질 경우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통합은행장에 선임될 예정이었으나 통합절차 중단 및 하나은행장 선임으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편 김 신임 행장의 취임식은 오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