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인트라도에는 효성의 탄소섬유 '탄섬'이 적용됐다. [사진=효성]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제유가 폭락과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동차용 첨단소재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의 고연비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더 가볍지만, 성능은 높인 부품과 소재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자동차용 전지도 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올해 자동차용 고성능 친환경 부품·소재 분야 사업을 더 확대하며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남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짓고 있다.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축구장 3배 이상 크기인 2만5000㎡ 면적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되며, 완공되면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삼성SDI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와 고성능 고효율 소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차별화 전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소재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 중심으로 신소재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를 공개한 삼성SDI는 기존 납축전지와 대체나 호환이 가능한 LVS(Low Voltage System) 등을 개발하고,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데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효성은 일본과 미국이 지난 30여 년간 독점해온 탄소섬유 시장에서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을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인트라도에 차체 뼈대와 지붕, 사이드 패널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효성은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SKC는 지난해 12월 자동차 서스펜션의 핵심부품인 '자운스범퍼(jounce bumper)'를 글로벌 서스펜션 업체로부터 수주했다. SKC는 국내 최초로 독자적인 연구 개발 끝에 원료합성부터 공정과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기술로 개발했으며, 지난해 8월 연산 300만개 규모의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코오롱플라스틱도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소재, 장섬유 강화 복합소재와 고기능성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소재들은 무게를 대폭 줄이면서도 우수한 강도와 가공성 등을 갖춰 차세대 경량화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강화되는 전 세계 각국의 연비와 환경 규제에 따라 친환경·고효율·경량화 자동차용 부품과 소재 분야가 업계의 새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며 "올해도 각 업체가 자동차용 부품, 소재 관련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하고, 생산설비를 확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