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인사청문회 가시밭길 예고…野, ‘朴 정부와 전면전’ 시동

2015-02-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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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자진사퇴” 총력전…靑 인적쇄신에 찬물, 與 정국주도권 뺏길라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언론사 외압’ 논란이 잇따른 의혹의 ‘기폭제’가 되면서 총리 임명까지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만약 안대희·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에 이어 이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안그래도 떨어질대로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물론 신임 총리 제청을 받아 실시할 향후 개각 등 인적쇄신에도 힘이 빠질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의 새로운 개각을 이끌 총리 인선을 어떻게든 통과시켜야 하는 책임감이 크다. 반면 야당은 야당대로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신임 당 지도부의 ‘첫 정국대응 시험대’라는 점에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일 오전 국회에서 관계자들이 내일부터 진행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앞서 이 후보자는 총리 내정 직후 차남의 병역비리 의혹 등에 즉각 해명에 나서거나 답변을 마련하는데 이어 차남의 병원 공개검진까지 하며 ‘(답변) 자판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준비된 총리’ 후보자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이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 ‘황제 특강’·삼청교육대 역할 의혹 등이 불거졌고 처남에 의한 경기대 조교수 특채 의혹과 차남의 건강보험료 미납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의혹 자판기’ 이미지로 돌아섰다.

특히 여론 악화에 기름에 부은 것은 이 후보자가 스스로 자초한 ‘언론사 외압’ 논란이다.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이를 보도한 방송사를 직접 통제하고 회유·협박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그간 이 후보자에게 관대했던 야당이 결국 ‘자진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신임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만큼, 이 후보자를 상대로 부적격 공세를 퍼부어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은 “이 후보자 본인과 차남의 병역기피문제, 분당 땅투기의혹, 타워팰리스 투기 의혹, 국보위 활동 경력, 황제특강 의혹, 경기대 교수 특혜채용 의혹에 이어 차남이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한 것도 드러났다”면서 “청문회에서 검증 문제도 있겠지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언론사 외압’ 논란이 최근 잇딴 의혹의 기폭제가 되면서 총리 임명까지 가시밭길을 자초하게 됐다.[사진=YTN 뉴스 화면 캡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내부에서조차 부적격 논란이 있지만, 이 후보자가 자칫 낙마하거나 청문회에서 내상을 크게 입을 경우 향후 정국운영에 직격탄이란 점에서 국회 인준 통과에 총력을 다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제일 중요하다.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자칫 박근혜 집권 3년차의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 청문회를 코앞에 두고 한껏 몸을 낮추며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추가로 제기된 각종 의혹 등에 대해서도 일체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 5일을 마지막으로 주말과 휴일 내내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으며 모처에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준비단 역시 계속 제기되는 개별 의혹에 해명하는 대신 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소극적 대응으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인청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료요구나 서면질의에 무답변 내지 부실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비난했다. 또한 이들은 "분당 땅투기 의혹의 핵심증인인 강모씨가 해외체류 중으로 (이 후보자가) 도피시킨 의혹이 있다"면서 불성실한 청문회 준비를 질타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10일에는 이 후보자의 선서 및 모두발언과 특위 위원들의 질의를 진행하고, 11일에는 위원들 질의에 이어 증인·참고인 신문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당초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증인·참고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지연돼 하루씩 순연됐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도 하루 늦어진 12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청문회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비롯해 경기대 교수직 채용 과정, 삼청교육대 관련 역할, 차남의 병역면제,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행위 등 이 후보자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증인 12명과 참고인 6명 등 18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본회의 인준표결은 오는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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