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대표가 9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애초 문 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계획과는 달리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반발, 사실상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앞서 문 대표는 전날(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에서 당 대표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관련해 “역대 정부마다 과오가 있다. 그러나 공로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묘소 참배 여부를 놓고 국론이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내일(9일) 현충원 참배로써 그런 갈등을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비대위원장도 2·8 전대에서 “내일 아침 8시 승패와 관계없이 새로 출범한 지도부 모두와 상임고문을 비롯한 당원 모두, 전 대의원·전 당직자가 모두 집결해 순국선열 앞에 엎드려 경건한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참여를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표의 통합 행보에도 불구하고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에 반대하면서 결국 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3명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신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승만·박정희 참배에 앞서 첫 일정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 인혁당 열사들의 묘소 참배가 더 우선이라 생각했다”며 “톨레랑스는 피해자의 마음을 더 먼저 어루만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문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묘역 참배에 앞서 이뤄진 현충탑 참배에는 50여명의 소속 의원이 참여했다. 같은 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당의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겠다”고 문 대표에게 전했다. 이에 문 대표는 “함께 해주셔야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문 대표 등 신임 지도부는 이날 현충원 참배 후 오전 10시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이후 40여분 동안 진행될 비공개 회의에서 향후 정국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