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맥주를 앞세운 롯데‧하이트진로와 유럽맥주로 무장한 오비맥주의 대결이 극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맥주는 1억1164만달러(한화 1200억원)로 2013년(8967만달러)보다 24.5% 급증했다. 맥주 수입은 외환위기 당시 급격하게 줄었다가 최근 2~3년 동안 크게 늘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마신 수입 맥주는 국가별로 아사히·삿포로 등 일본 맥주(3만1914t)가 4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하이네켄을 비롯한 네덜란드 맥주(1만7821t)가 2위였고, 독일 맥주(1만6688t)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5위였던 중국 맥주(1만1490t)는 4위로 올라섰고, 미국 맥주(8944t)는 수입량이 줄면서 5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일본 맥주의 인기로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기업은 롯데와 하이트진로다. 롯데가 수입하고 있는 아사히맥주는 수입맥주 중에서 수년간 왕좌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국내 판매 200만 상자(500㎖, 20개 기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수입 판매 최대 수준이다.
기린 맥주를 수입하는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기린이치방' 등 팝업스토어를 꾸준히 오픈하며,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맥주의 왕좌 자리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오비맥주가 AB인베브라는 막강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AB인베브에 인수된 오비맥주는 올해 수입맥주 시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가 수입하고 있는 AB인베브의 맥주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벡스, 스텔라, 레벤브로이 등 10종이다. 하지만 수입맥주 시장이 커지고, 고객 니즈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AB인베브 제품의 추가 수입을 검토 중에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입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고객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수입 맥주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에 출시되고 있는 AB인베브의 맥주는 200여 종에 이르기 때문에, 이 맥주들이 국내로 들어오면 사실상 일본 맥주와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 시장은 당분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커질수록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