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바퀴벌레와 10시간 동행?… 항공사 위생 관리 어떻게 하나?

2015-02-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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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박재홍·이소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바퀴벌레가 발견되면서 항공사의 위생관리 및 관련 정부부처의 관리 감독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항공기는 다국적 승객이 이용하기 때문에 위생 불안의 최전방에 노출돼 있다. 기내에서 전염병 예방 및 위생 안전은 각 항공사들이 점검해야 할 필수 사항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비행의 경우 10시간 이상 밀폐된 기내에서 지내야 하는 만큼 여객기 내 위생 상태는 안전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으로 꼽힌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항공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과 각 국가의 보건 규정을 준수해 살충과 살균을 포함한 월 1회 이상의 기내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

본지 점검 결과 각 항공사들은 관련 규정에 맞게 기내 위생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으나 매뉴얼에 맞춰 형식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항공기 위생관리는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독·관리하는 정부 시스템은 담당 공무원들이 아니라 각 부처마다 분산돼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기내 안전 및 보안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가 담당하지만 기내 방역은 보건복지부가 관리한다. 국적사의 항공기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4조 3항에 따라 정기적인 소독 대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내 위생에 관한 소독법 총괄은 보건복지부가 하지만 방역 업무에 있어서 관리·감독이 나뉜다. 식약청과 세계보건기구(WHO)서 인증받은 제대로 된 약제로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지는 보건복지부 인천공항‧김포공항 등 각 공항 검역소가 담당하며 보건 법령에 맞게 살충‧살균활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는 각 시군구 보건소가 따로 관리한다.

관리 담당 부처가 일원화 되지 않고 흩어져 있어 그만큼 관리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기내 위생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항공사별 위생관리 실태를 취재해 본 결과 대한항공의 살충 및 살균을 담당하는 객실 방역은 약제 분무식 소독과 초음파 기화식 소독을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월 1회 기내에 분무식 소독으로 살충·살균 작업을 실시 중이다.

제주항공은 살충 및 살균 방역 작업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과 외부업체 방역담당 직원 각각 1명씩 총 2명이 기내 방역을 담당한다.

지난 2013년 기내 바퀴벌레 출몰로 곤욕을 치렀던 진에어는 기내 방역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진에어는 월 최소 4회, 짧게는 8일마다 살충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살균, 살충 방식을 강화해 기존 액화 분무식 방식에서 기화 방식까지 병행해 작업하고 있다는 것이 진에어 측 설명이다.

외항사의 경우 다양한 국제 규정과 각 보건 당국의 지침에 따라 기내 청소 및 방역 절차를 따르고 있다. 홍콩을 기점으로 하는 캐세이패시픽은 홍콩 보건 당국이 발행한 지침을 근거로 매뉴얼화해 기내 청소 및 방역 기준을 따르고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와 대기 내 오염물질을 99.99%까지 정화하는 헤파(HEPA)필터 정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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