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이하 공상총국)이 알리바바에 대해 제기한 '짝퉁' 논란으로 촉발된 폭풍이 미국 시장으로까지 번지며 알리바바를 뒤흔들고 있다.
공상총국이 타오바오(淘寶·C2C 소비자간거래)의 짝퉁 판매 및 알리바바에 대한 행정지도 처분 사실 등을 폭로한 뒤 30일(현지시간) 미국 다수의 유명 법률회사(로펌)가 알리바바의 증권거래법 위반 관련 소송 준비에 돌입했다.
현재 최소 5곳 이상의 미국 대형 로펌이 집단 소송을 위해 '원고측' 명단을 작성 중으로 알려졌다. 포메란츠 LLP는 물론 더로즌 로펌, 홀저&홀저 LLC, 하워드G스미스 앤 브로스테인, 게위츠&그로스먼 LLC 등이 알리바바와 소송전을 준비 중이다
같은 날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로펌 로빈스겔러루드먼 앤 도우드가 뉴욕 법원에 "알리바바가 상장(IPO) 당시 객관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정부 당국에 제재를 받은 사실을 숨기는 등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공상총국이 폭로한 짝퉁 판매 문제, 정부 규제 사실 미공개 등 외에 알리바바가 상장 전 실적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솔로데이(11월11일)의 하루 매출 10조원 달성 등 수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려 주가 상승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알리바바의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신경보(新京報)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영화 등 문화컨텐츠 시장 장악을 위해 야심차게 인수한 차이나비전, 즉 알리픽처스(阿里影業)가 막대한 적자를 보이며 알리바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 영화사업부를 신설한 바이두, 텐센트 등 경쟁업체와 달리 알리바바는 지난해 3월 중국 대표 영화 및 드라마 제작업체, 차이나비전그룹의 지분 60%를 62억4000만 홍콩달러(약 8881억원)에 매입했다. 회사명도 알리픽처스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후 알리픽처스에 심각한 재무상의 문제가 있음이 뒤는게 발견되면서 알리바바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알리픽처스가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규모는 6억 홍콩달러(약 854억원)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 공상총국은 알리바바 타오바오 판매 제품 중 60% 이상이 가짜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여기다 4분기 순이익이 동기대비 28% 급감하는 등 실적악화까지 겹쳐 지난달 29~30일 이틀만에 주가 90달러선이 붕괴, 시총 300억 달러(약 33조원)가 증발되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결국 마윈(馬雲) 회장이 30일 공상총국 장마오(張茅) 국장(장관급)을 찾아가 "알리바바는 가짜 및 짝퉁 상품 근절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정부 당국에 협력할 뜻을 전달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공상총국 보고서에 이어 미국내 '집단소송' 이 예고되고 알리픽처스 적자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짝퉁 논란'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