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꾸준한 수출시장점유 유지…부가가치 우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15년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4% 줄어든 454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의 경우는 11.0% 감소한 398억달러, 무역수지는 55억달러인 36개월 연속 흑자다.
석유제품·석유화학을 제외한 수출증가율이 6.6%으로 유가하락 영향을 제외한 우리 수출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늘어난 수출물량은 우리나라 세계 수출시장의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4년 우리 수출과 세계교역량 비교 평가(한국무역협회)’에서는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전년보다 0.38%포인트 상승한 3.35%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 수출금액에서 단가와 규모를 지수화한 한국의 수출물량 증가율도 4.4%다.
지난해 총 수출 증가액에 대한 기여율을 보면 반도체가 40.7%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철강(23.0%), 선박(20.0%), 무선통신기기(14.8%) 등의 순이다.
이는 세계경기의 침체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금액 등 물량 증가에 힘입어 선전한 수출 케이스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샌드위치론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총수출(모든 국내 부가가치와 해외 부가가치를 합한 금액)보단 부가가치 수출에 따른 시장점유율 판단이 정확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중국·미국·일본 등 4개국의 총수출과 부가가치 수출의 시장점유율 중 우리나라는 3% 내외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무역통계를 이용한 수출고도화 수준 평가에서도 선발국인 미·일과 후발국인 한·중 간의 격차는 상당히 축소됐다.
반면 부가가치 수출이나 부가가치 수출 기여율로 따지면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기여도는 총수출 보다 크게 미흡한 처지다.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미국의 33% 수준이나 부가가치 수출과 부가가치 수출 기여율은 각각 미국의 25%와 19%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는 지난 2011년 11.3%의 총수출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미국(10.0)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한 바 있다. 총수출과 부가가치 수출에서 미국과 일본은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은 시장점유율의 상승 추세인 것이다.
특히 미국(10.9%)보다 미흡했던 부가가치 수출 또한 중국이 2011년 8.5%를 차지하는 등 급격하게 따라잡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동일 기간 총수출 점유율이 8.8%에서 4.9%로 떨어진데다 부가가치 점유율도 4.8%포인트 추락한 5.5%다.
한국의 부가가치 점유율은 1995년과 2011년 각각 2.6%, 2.7%로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부가가치 수출 기여율(다른 나라의 총 수출에서 해당 국가가 차지하는 부가가치 기여율을 합산한 수치)면에서는 16.7%에서 24.4%로 급증했다.
문제는 1995년 한국과 비슷한 수준(15.0%)이던 중국의 부가가치 수출 기여율이 2011년 96.3%로 6배 이상의 뛰었다는 점이다. 세계 수출에 대한 부가가치 기여도가 비약적으로 커진 셈이다.
◇ 샌드위치론 ‘극복’…제조업·서비스 중간재 산업 ‘육성’
정부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新(신)성장 산업에 100조 규모의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결과를 예측하는 이는 비교적 적다. 그동안 정부 투자에도 신성장 산업은 지지부진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재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신수종사업의 성과 부진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자·조선·철강·화학 등 주력 제조업 중 중국의 추격에 대항할 후속산업이 없는 한국 산업의 신샌드위치론이 부각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산업을 보더라도 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중국 산업의 빠른 추격을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단지 막강한 제조능력으로 물량공세를 펼치기 보단 그 뒤를 이은 기술력 확대도 중국의 추격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샌드위치론 현실화 속에서 위태롭기만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핵심 신소재·부품, 융복합 기술 등 신성장제조업 육성 및 서비스 산업화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차동형 산업부 산업기술정책관은 “우리나라만 새로운 산업을 하기란 가능하지 않다. 세계 국가들과 경쟁력을 견줘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들은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당장 투자를 한다고 해서 바로 효과가 나기는 어렵다.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 2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언급했다.
차동형 정책관은 이어 “신성장 산업의 기술이 복잡해지는 측면도 있고 성숙기에 도달했다는 관점이다”면서 “우리나라는 제조업 대량생산 위주 체제이나 가령 시스템 반도체 등 새롭게 시도하려는 서비스 산업이 있다. 서비스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드위치론 극복을 위한 제조업·서비스 중간재 산업의 육성도 관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추격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외 직접투자를 늘려 기업 간 수출의 저변을 확대하면서 중간재 산업의 수출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산업의 수출능력 확대를 통해 내실 있는 수출구조 고도화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부가가치 수출 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세계적 허브 국가로 발전하고 있는 아시아 가치사슬에서 한국이 중간재 공급기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