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공산당이 새롭게 제시한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린다)을 한국 정계 등 각계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한국에 처음으로 온 자오다청(趙大程·55) 중국 사법부 부부장(차관급)은 29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 제18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의 '정신'을 한국에 소개하고 양국 협력강화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자오 부부장은 "중국은 의법치국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법치체제를 마련하고 최종적으로 사회주의 법치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미 190여가지 개혁 조치를 실시했고 '과학적 입법' '공정한 사법' '전국민의 법준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부패 척결을 위한 매서운 사정바람이 당내 반발을 불러 일으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반부패를 반대하는 것이 바로 부패"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미 중국 지도부의 반부패 정책을 각계 각층, 일반 대중들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사정바람이 그치지 않을까 우려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종적으로 부패를 감히 저지를 수도 없고, 저지를 능력도 없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不敢腐, 不能腐, 不想腐)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은 특히 이자성(李自成)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서는 부패 척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성은 농민 반란(이자성의 난)을 통해 명나라를 무너뜨렸으나 자신이 부패에 빠져 곧 멸망했다.
한·중 양국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자오 부부장은 "방한 일정은 짧았지만 성과가 매우 컸다"면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 등 정·관계 인사를 만났고 아산정책연구원에서는 한국 내 학자·전문가 10여명과 의법치국 관련 좌담회도 가졌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의법치국, 양국간 형사공조, 중국 사법체계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는 양국간 사법, 정치는 물론 나아가서 경제협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오 부부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각계 각층이 한·중 관계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체감했다"고 밝혔다.
쟈오즈신(焦志鑫) 대외연락부 3국 부국장, 자오헝후이(趙恒輝) 사법부 판공청 부처장을 포함한 자오 부부장 일행 5명은 29일 저녁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친선협회 주최 환영만찬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은 "중국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라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자오 부부장은 이에 대해 "시 주석이 제시한 '중국의 꿈'과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한강의 꿈'이 함께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자오 부부장 일행은 지난 27일 방한, 4일간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했다.
자오 부부장은 허베이(河北)성 난궁(南宮)현 출신으로 중국정법대학(법률학과)을 졸업한 뒤 중앙당교 석사과정을 마쳤다. 대학 졸업 뒤 사법부에 들어가 지금까지 법제선전국 부국장, 판공청 주임 등을 지냈고 2006년부터 부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