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에 가서 한글을 배우기 위해서다.
김 할머니는 비슷한 또래 할머니들이 그랬듯이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아흔을 코앞에 둔 나이지만 한글을 배우고 싶어서 지난해 배움교실에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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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움교실에서는 김 할머니를 포함해 26명의 늦깍이 학생들이 매주 2회 4시간씩 한글을 배우고 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2명을 제외하면 모두 60대 이상의 할머니들이다.
할머니들은 처음엔 연필 잡는 것도 두려워했다.
그래서 수업은 글자와 친해질 수 있도록 색칠하기, 숫자놀이, 신문·광고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수업의 강사를 맡고 있는 강자연(49)씨는 “어르신들은 이렇게 재미있고 좋은 공부를 왜 좀 더 빨리 하지 않았는지 후회된다고 말씀하신다.”며 “배움교실이 어르신들의 삶에 커다란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산지역 44개의 배움교실에서는 이처럼 배움의 기회를 놓친 8백여명의 어르신들이 3년 과정으로 한글을 배우고 있다.
그동안 이 과정을 통해 630명의 어르신이 배움의 한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