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레임덕 마지노선’인 30%가 무너지며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27일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날 30.1%보다 0.4%포인트 떨어진 29.7%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는 대선 과정과 집권 이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부정평가’는 62.6%로 취임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특히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강한 부정평가가 40.3%로,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박 대통령의 고정 지지층이었던 TK(대구경북)와 60대이상 노년층에서도 이탈이 발생하면서 20%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윤회 문건 게이트’로 인해 지지율이 40%초반으로 급추락한 지난 해 연말까지만 해도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올 들어 신년 기자회견 불통 논란,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 유임 등 청와대 조직개편, 연말정산 세금폭탄 대란 영향으로 30%대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올 초 43.2%(1월 첫주 리얼미터)이던 지지율이 불과 3주 만에 15%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셈이다.
특히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 지난 2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이라는 깜짝 카드를 내놓았음에도 계속 지지율이 하락세인 점을 고려하면, 결국 박 대통령의 인적쇄신안에 대해 국민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국정 난맥상의 정점에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유임시킨 최악의 패착이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 고착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상징은 불통과 통통통통”이라며 “대통령은 불통, 경제는 깡통, 국정은 먹통, 국민은 분통, 서민만 고통”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불통 이미지를 씻기 위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무위원, 청와대 참모들과 잇달아 티타임을 갖기도 하고, 토론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하는 등 소통방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28일 지지율 20%대 진입에 대한 의견을 묻자 “논평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박 대통령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카드는 몇 개 남지 않았다. 일단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제개혁 3개년 계획과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 등 정책 과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이다.
결국 인적쇄신과 박 대통령의 리더십 변화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일단 총리 전격 교체로는 이반된 민심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파격적인 후속 인적쇄신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집권 3년차 증후군 중 하나가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전진 배치다. 내각은 친박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총리,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삼각꼭지점을 형성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비서실장과 특보단에 친박 측근들로 채우려는 움직임이다. 특보단의 경우 친박 중진급 인사들로 채우려다 당내 비주류 반대에 밀려 인선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곧 물러나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아 인적쇄신 작업을 주도하는 것부터가 넌센스라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국 해결의 열쇠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신념이 다소 국민 의견과 다르더라도 이를 수용하려는 소통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