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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은행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지난해 잇따른 기업부실로 인해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분식회계, 동부건설 기업회생절차, 모뉴엘 파산 등 기업부실 사태가 계속 터져 나오면서 지난해 4분기 은행 순이익이 최대 5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은 KB금융의 4분기 순이익이 22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전선과 포스코 지분의 주가 하락으로 900억원 안팎의 감액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역시 4분기 순이익이 333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7.2%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의 경우 대한전선과 포스코 지분 감액손 870억원과 함께 150억원 안팎의 동부제철 충당금 추가 적립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65.7% 감소한 100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모뉴엘과 관련된 무역보증 금액 890억원이 충당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작년 4분기 순이익이 13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4% 감소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모뉴엘 관련해 무역보증 금액 1000억원이 물려 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대한전선의 분식회계 사태에 따른 주가급락으로 대규모 감액손 발생, 동부건설 부실화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등 충당금과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순이익 감소 요인이 다양하게 발생했다"며 "아울러 모뉴엘 대출과 관련된 충당금이 향후 얼마나 발생할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순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순마진이자)도 0.04~0.06%포인트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NIM 역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보통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할 경우 NIM은 연간 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NIM이 재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없다고 해도 은행들의 NIM은 연간 기준으로 0.04~0.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