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유업계, 믿을 건 '윤활유' 밖에…

2015-01-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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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 정유사들, 윤활유 사업에 올인

SK루브리컨츠의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제유가 폭락로 인한 정제마진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정유업계가 석유사업 대신 수익을 내고 있는 글로벌 윤활유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준공한 대규모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올해 윤활유의 기초원료가 되는 윤활기유 시장에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분기 석유사업에서 22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윤활유사업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104억 증가한 7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지난해 10월 고급 윤활기유의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직접 윤활기유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구축함에 따라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K루브리컨츠는 에너지 기업인 '렙솔'과 손잡고 건설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에서 하루 최대 1만3300배럴(연 63만t)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로써 SK루브리컨츠는 울산∙인도네시아∙스페인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t)의 윤활기유를 생산해 엑손 모빌과 쉘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올라섰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9월 충남 대산공장 부지에 연 65만t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준공하며 국내 정유사 가운데 마지막 주자로 윤활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오일뱅크와 '쉘'이 6대 4의 비율로 합작해 세운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하루 2만배럴의 중유를 처리해 연간 65만t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향후 내수와 수출을 통해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 공장 준공으로 윤활기유와 윤활유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에쓰오일 자회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는 최근 현대·기아차에 유로VI 상용 디젤 엔진오일을 단독 공급하기로 했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가 공급할 유로VI 상용 디젤 엔진오일은 현대차 전주공장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버스·트럭에 공급된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는 상용은 물론 승용 디젤 차량에도 공장 충진유를 공급하는 등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주요 자동차 회사에 윤활유를 공급하고 있다. 또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장비용 엔진오일 공급사로 선정되며 윤활유 전문회사로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는 최근 중국, 인도, 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윤활유의 전 단계 제품인 윤활기유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어 정유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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