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애플이 지난해 10~12월(회계연도 1분기) 아이폰6 돌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7일(미국 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의 최대 실적이 점쳐지는 가운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한 손으로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철학을 버리고 4.7인치와 5.5인치로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그간 대화면 아이폰을 기다렸던 대기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아이폰 출하량은 약 6700만 대로 전망된다. 이는 약 510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전년에 비해 약 30%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고급형뿐만 아니라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힘을 썼지만 애플은 사실상 고급형 시장에 집중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고무적이다.
아이폰6의 돌풍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IRP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애플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분기(7~9월) 애플의 점유율 32%보다 1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2·3위는 삼성전자와 LG전자로 각각 26%와 11%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도 아이폰6 돌풍은 이어졌다. 홍콩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 점유율은 33%로 이전 점유율(15%)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국내 시장에서 2위를 지켰던 LG전자를 제치고 60%대를 고수하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50% 이하로 내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을 아우르는 운영체제 iOS와 자체 애플리케이션 마켓 ‘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 파워도 애플의 강점으로 꼽힌다.
애플 제품에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들은 기기에 관계없이 자신이 사용하던 환경이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와 쓸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아울러 지난해 앱스토어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150억 달러(약 16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결제 금액의 30%가 수수료인 점을 보면 45억 달러(약 4조9000억 원)가 애플의 몫인 셈이다.
애플은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은 421억2000만 달러(약 44조6000억 원), 순이익이 84억7000만 달러(약 8조9000억 원)를 기록했다.
한편 오는 29일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추락하던 실적이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 실적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연말이 있어 전통적인 IT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 모바일을 담당하는 IM사업본부의 실적이 소폭 상승했고 반도체가 건재하며 실적개선을 이끌었지만 비수기인 1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으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6’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갤럭시 A·E’ 시리즈 등 중저가 보급형 라인업을 확대하며 신흥 시장에서 실적 상승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4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5조200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13년 4분기 대비 각각 12.28%, 37.42% 하락했지만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9.59%, 28.08%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