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왕양(汪洋·60) 국무원 부총리가 한국 정부 초청으로 22일 공식 방한, 사흘간 일정에 들어갔다. 왕 부총리는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오는 2017년 차기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한 만큼 그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왕 부총리는 방한 기간 중 지난해 7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2015-2016 한중 관광의 해' 지정에 따라 한국에서 개최하는 '2015 중국 관광의 해' 개막식에 참석한다. 그는 양국 관광업계 대표와의 간담회를 통해 관광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고 전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왕양 부총리는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를 옆에서 보좌하며 대외 경제와 무역·관광 농업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열린 제18차 당대회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막판에 탈락했다.
하지만 현재 상무위원 7인 중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인이 나이제한에 걸려 퇴임하는 오는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홍콩 동방일보는 오는 19차 당대회에서 왕양 부총리가 왕치산(王岐山)의 뒤를 이어 중앙기율위 서기직에 오르며 중국 부패와의 전쟁의 칼자루를 잡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1955년 안후이(安徽)성 출생인 왕 부총리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과 국무원 부비서장을 거친 뒤 충칭(重慶)시와 광둥(廣東)성 당서기를 역임하면서 각종 혁신을 주도해 지도부 내에서 개혁파로 분류된다.
특히 그는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을 비롯해 주룽지(朱鎔基),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 부터 현 시진핑·리커창까지 전·현직 지도부의 신임을 두루두루 받으며 능력을 입증했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지만 전·현직 지도부를 후견자로 두고 있는만큼 파벌 정치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이다.
특히 왕양과 덩샤오핑과의 일화는 유명하다. 1992년 당시 안후이(安輝)성 퉁링(銅陵)시 시장이었던 왕양은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중 눈에 띄었다. 이후 덩은 주룽지 당시 총리에게 "안후이성의 젊은 왕양은 사상이 있다. 양성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듬해 왕은 38세의 나이로 안후이성 부성장 자리를 꿰차며 전국에서 가장 젊은 부성장이 됐다.
후진타오 지도부 시절에도 왕양은 정치국원에 진입하며 승진가도를 달렸다. 광둥성 당서기 시절 '등롱환조(騰籠換鳥)' 정책을 제창하며 성과를 냈다. '새장을 들어 새를 바꾼다'는 뜻의 이 정책을 통해 왕은 광둥성의 낙후산업을 퇴출시키고 질적 성장을 모색했다. 당시 지도부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왕은 소신있고 강단있게 밀어붙이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부패 스캔들로 몰락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와는 경제모델을 둘러싸고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국가역할 강화를 통한 균형발전을 추구한 보시라이의 ‘충칭모델’에 왕은 개방과 규제완화 등 시장주도의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광둥모델로 맞서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약력 △1955년 3월 안후이성 출생 △1983년 공청단 안후이성 부서기△1988년 안후이성 퉁링시 시장△1993년 안후이성 부성장△ 1999년 발개위 부주임△2003년 국무원 부비서장△2005년 충칭시 당서기△ 2007년 17기 중앙정치국 위원, 광둥성 당서기△2012년 18기 중앙정치국 위원 △ 2013년 국무원 부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