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연두 기자회견에서 '초청장을 받은 북한 김 제1위원장은 참석을 확인했는가'란 질문에 "첫 번째 신호 형식의 긍정적 답이 왔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보낸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 초청장에 어떤 나라들이 답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약 20개 국가가 참석을 확인했다"며 "그 중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들어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아직 (행사일인) 5월 9일까지는 시간이 적잖게 남았으며 참석 확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수석)은 지난달 "60주년 승전 기념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2차대전 당시 모든 반(反)히틀러 연합국은 물론이고 가까운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가들,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포함한 크고 영향력 있는 국가 정상들이 모두 초청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우샤코프는 "북한 지도자(김정은 제1위원장)에게도 초청장을 보낸 사실을 확인한다"면서 "그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평양으로부터의 일차적 신호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의 답변은 우샤코프 보좌관의 발언을 거의 반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북한으로부터 김 제1위원장이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이 실제로 모스크바 방문에 관한 최종 답변을 주는 것은 행사가 임박한 시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스크바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무찌르고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처럼 주요 연도 기념식에는 여러 외국 정상들이 초청된다.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올해 70주년 기념행사엔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러시아와 서방 간 심각한 갈등이 지속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주요 국가 지도자들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