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싱, 홍콩탈출 본격화?...영국 2위 규모 이동통신사 O2 인수 논의

2015-01-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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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리카싱(李嘉誠)회장의 '홍콩 엑소더스'가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홍콩 최대 기업 청쿵(長江)그룹이 대대적 사업개편안을 공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최근 유럽 내 이동통신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IT 전문매체인 테크웹(TechWeb)은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 청쿵그룹 자회사 허치슨왐포아가 스페인의 글로벌 통신 업체인 텔레포니카로부터 유럽 이동통신 서비스업체인 오투(O2)의 영국사업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9일 보도했다.
허치슨왐포아는 O2를 인수한 뒤 영국에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자회사인 쓰리(Three)와 합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선데이타임즈'는 이번 O2 인수 금액이 136억 달러(약 14조7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치슨왐포아는 이탈리아 이동통신 사업부를 인수해 현지의 허치슨왐포아 이동통신 자회사와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리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유럽과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통신사업을 확장해 왔다. 앞서 지난해 허치슨왐포아는 텔레포니카의 아일랜드 지사를 9억8000만 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청쿵그룹의 O2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 회장이 '홍콩 탈출'을 본격화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리 회장은 지난 9일 청쿵 그룹 산하의 부동산 투자회사 청쿵 실업과 항만·통신·소매 사업을 관할하는 허치슨 왐포아를 합병해 부동산 사업(CK 홀딩스)과 비부동산 사업(CKH 홀딩스) 지주회사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쿵 그룹의 신규 지주법인을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등록하기로 하면서 리 회장이 홍콩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텔레포니카는 최근 부채문제로 영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스위스 투자사 UBS AG를 통해 O2 자산 및 사업 처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또 허치슨왐포아 측에서는 월가의 투자 및 인수합병(M&A) 자문업체인 모엘리스(Moelis & Co)를 통해 영국시장에서 또 다른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2는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동통신 사업체로, 22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O2는 2002년 영국 최대 통신업체 브리티시텔레콤(BT)에서 이동통신 사업부로 분사된 것으로, BT는 2005년 이를 텔레포니카에 177억 파운드(약 29조원)에 매각했다. 이후 BT는 O2를 재인수하기 위해 텔레포니카와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BT가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프랑스 오렌지로부터 이동통신사 EE를 125억 파운드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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