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1.3% 올랐다. 이는 2013년(1.3%)에 이어 2년 연속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고깃값 상승률은 1%대 소비자물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껑충 뛰어 서민 체감물가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15.9% 올라 2011년(28.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입 쇠고기(10.7%)와 국산 쇠고기(6.2%)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 가격 상승은 사육두수 감소 등 공급 측 요인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중식품인 달걀과 우유 가격도 각각 8.2%와 7.4% 상승했다. 분유 값은 7.1% 올라 영유아가 있는 가정의 부담이 늘었다.
일부 공과금 상승도 저물가 시대에서 가계소득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하수도 요금은 11.6% 올라 2013년(7.0%)보다 상승폭이 2배를 육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그동안 원가에 비해 가격 수준이 낮았다는 이유로 하수도 요금을 올리고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가스 요금은 6.4% 올랐다. 다만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가스요금 부담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소비자 체감물가가 물가상승률 통계와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고깃값과 일부 식료품, 공과금 등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통계청은 체감 물가 수준 진단을 위해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 등을 중심으로 생활물가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0.8% 상승에 그쳐 현실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5년마다 반영 품목 등을 변경해 개편하고 있다. 통계청은 2016년 말 생활물가지수를 개편할 계획이다.
물가상승률과 체감 물가 사이의 괴리는 가계소득의 증가가 지지부진한 것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물가는 2010년(3.0%)과 2011년(4.0%) 등에 어느 정도 오른 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이 0∼1%대에 그치면서 버는 돈은 크게 늘지 않다 보니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생활물가지수 상승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이 자주 사는 물건 가격이 아주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가계소득이 정체돼 물가의 작은 변동도 크게 다가와 살림살이가 더 팍팍하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