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정유·화학업계 "탈출구는 없나"

2015-01-18 11:20
  • 글자크기 설정

국제유가 30달러 대비한 구조조정 준비해야

국제유가의 폭락으로 국내 정유업계와 화학업계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한 석유화학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아주경제 정치연·김지나 기자 = 국제유가의 폭락으로 국내 정유업계와 화학업계를 둘러싼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정유 4사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사상 첫 2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면서 올해는 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 정유부문에서 1조2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폭락한 4분기 실적을 더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유사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국제유가의 폭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초 90달러대에서 12월 말 50달러대로 40달러 가까이 폭락했다.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화학업계도 국제유가의 폭락이 달갑지만은 않다. 비싼 가격에 원유를 구매해 낮아진 가격에 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유가가 30달러 선까지 폭락할 수 있다며 저유가를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박종우 화학경제연구원 원장은 지난 16일 열린 '화학 산업 위기진단 및 유망사업 발굴' 세미나에서 "화학 산업은 국제유가가 향후 2년간 30달러 선이 유지되며 어려운 상황이 2~3년은 지속될 것"이라며 "결국 마지막 카드로 꺼낼 수 있는 것은 구조조정"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셰일가스 산업을 완전히 죽이기 위해 2년간 30달러 선의 국제유가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최악의 상황에 20달러 선까지 내려앉을 것이고, 국내 화학사들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화학사들은 연구개발에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면서 "연구·개발(R&D) 분야를 외주로 주고, 노후한 플랜트를 폐쇄하는 등의 경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세미나에선 국내 화학 산업이 나아갈 방향으로 '스페셜티 케미칼(Specialty chemical, 특수화합물)' 분야가 제시됐다. 이 제품들은 성분보다는 성능에 의해 판매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경선 화학경제연구원 상무는 "현재 글로벌 화학 산업의 스페셜티 분야에선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에너지 소재, 자동차 소재, 헬스케어, 농화학 분야에서 M&A가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또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기업과 해외에서 매물로 올라온 스페셜티 분야 기업에 대한 M&A에 참여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R&D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