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960년대생 이상 출생연도에 직영업체에 근무하는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 규모는 1500명 선이다.
회사측은 희망퇴직의 자세한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급 기준으로 매월 250만원을 받는 직원이 40개월분을 인정받으면 퇴직금과 별도로 최대 1억원 가량의 위로금을 받게 된다.
이는 2013년 당시 처음 실시했던 희망퇴직 때 지급했던 최소 24개월에서 최대 60개월치 위로금보다 줄어든 것이다. 당시보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가 크다.
2013년에 비해 조건은 열악해졌지만 통상 최대 36개월치를 지급하는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많은 편에 속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이 회사의 기대만큼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당시에도 대상 직원중 4%인 100여명 만 회사를 떠났다. 임·단협을 통한 임금 상승 기대감과 더불어 업계 동반 부진으로 이직 또는 전직도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제2의 인생 도전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회사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직원이 적으면 목표로 한 인력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재작년 때처럼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직원들이 대거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오히려 회사 경쟁력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중공업은 사업장 현장에서 익힌 기술과 기능을 대물림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기술과 기능의 단절 사태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회사측은 희망퇴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현장을 오가며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가 주도하는 분위기를 접한 직원들의 불만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관계자는 "회사는 좋은 실적을 거뒀을 때도 직원들의 임금을 제대로 올려주지 않아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이 많이 쌓인 상황"이라면서 "권 사장은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노력의 시간이 몇 년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