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업무보고-공정위] ‘못받아서 못주는’ 하도급 엄벌…1·2차 협력업체 '逆조사'

2015-01-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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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대금 미지급 집중조사…1·2차 협력서 대기업까지 '윗 물꼬 트기' 조사

하도급지킴이 상시관리…TV홈쇼핑·아울렛·대형마트·백화점 등 감시 강화

12일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한 '2015년 공정위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글·사진=이규하 기자@judi]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대기업 납품 1차 하도급업체가 2차 업체를 상대로 납품대금을 후려치는 등 이른바 ‘못 받아서 못 주는’ 하도급대금 구조에 대해 공정당국이 엄벌키로 했다. 특히 하도급 대금 미지급의 원인이 윗 단계에서 나타날 경우에는 상위 업체로 조사를 확대하는 '역추적' 방식도 추진된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한 ‘2015년 공정위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공정정책방향을 드러났다.
하도급 관련 주요 법위반 유형을 보면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늦게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미지급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또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현금으로 받고도 수급사업자에게는 어음 등으로 지급(현금결제비율 유지 위반)하는 하도급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아울러 하도급 대금을 어음이나 어음대체결제수단(기업구매카드·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으로 지급하면서 관련 할인료·수수료를 미지급하는 경우도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관련 민원이 빈번한 건설·의류·기계·자동차·선박 등의 업종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못 받아서 못 주는’ 순차적 대금미지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대금회수 불만이 제기돼 온 1∼2차 협력업체가 우선 조사 대상이다.

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윗 단계에서의 대금미지급이 원인으로 드러날 경우 상위 업체인 대기업까지 조사하는 등 이른바 ‘윗 물꼬 트기(역추적)’ 조사 방식도 추진키로 했다.

지난 중소 하도급업체와의 간담회에서도 거론된 바 있듯 하도급대금 회수 관련 애로는 주로 1∼2차 협력업체 단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협약 평가배점 확대 및 교육·홍보를 통해 현금결제비율도 제고된다. 공정위는 지난 7일 현금결제비율과 관련한 항목 등 평가배점을 업종별로 1∼5점 확대한 바 있다.

공공부문부터 대금지급 공정화에 솔선수범할 수 있는 정부계약 하도급 관리시스템(하도급지킴이) 사용도 활성화된다. 하도급지킴이는 공공기관과 원·수급사업자의 하도급업무처리를 지원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말한다.

원사업자는 하도급지킴이를 통해 하도급대금을 하도급업체 계좌로 지급하고, 발주기관은 대금의 적정 지급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발주자가 ‘하도급지킴이’를 통해 하도급 계약·대금지급을 상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자체 합동평가(행자부) 및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산업부) 때에는 ‘하도급지킴이’ 이용실적 평가 대상(행자부·산업부·조달청 협업)도 시설공사에서 SW용역까지 확대된다.

TV홈쇼핑 거래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부합동 T/F도 구성된다. 중기청은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공정위가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에 나서 처벌하는 식이다. 미래부는 TV홈쇼핑 재승인 때 불이익을 조치하는 등 정부 부처 간 협업체계가 구축된다.

공정위는 홈쇼핑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상반기 제재를 내비친 바 있다. 방송시작 후 2시간 이내 주문에 대한 판매촉진비용(사은품 비용 등)을 납품업체에 전가, 정식계약 체결 없이 구두 발주 등 홈쇼핑의 불공정행위가 철퇴를 맞을 전망이다.

대형마트·백화점의 기본장려금 폐지에 따른 각종 명목의 비용전가 행위, 부당한 판촉사원 파견 강요 등 불공정행위도 점검에 들어간다. 납품업자에게 지역 중소유통업자와의 거래 제한·최저매출보장조건 강요 등 아울렛 분야의 사업영역 확장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불공정행위도 감시 대상에 뒀다.

이 밖에도 계약갱신을 조건으로 한 인테리어 교체 강요, 가맹점주에게 계약에 근거 없는 판촉행사비용 전가(풍선효과) 등 가맹점주 민원 다발 분야와 제품 밀어내기·판촉비 전가·판매목표 강제 등 대리점의 불공정에 대한 집중점검이 이뤄진다.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현장 점검결과 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불공정 거래관행이 아직까지는 상존하고 있고 현장체감도도 다소 미흡하다”며 “대·중소기업간 거래에서 특히 하도급대금 미지급 문제가 가장 심각해 경기회복 지연으로 악화될 우려있어 감시와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달말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는 별도로 집단소송제·사인의 행위금지 청구 등 남아있는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공정정책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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