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 33만 채나 되는 화재취약 도시형 생활주택, 의정부 화재는 예견된 인재?…33만 채나 되는 화재취약 도시형 생활주택, 의정부 화재는 예견된 인재?
소화기로도 끌 수 있었던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가 130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로 변했다.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가 바로 옆 건물로 번지기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사고가 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도시형 생활주택은 동 사이의 거리가 최소 1.5m에 불과해 좁은 건물 간격이 화염 ‘굴뚝’ 역할을 하면서 화재 피해를 키웠다.
정부는 2009년 5월 서민 주거해결 목적으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와 같은 화재에 취약한 도시형 생활주택을 도입하면서 안전 규제를 대거 풀었다.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는 동 사이의 거리 축소는 물론이고 공사 감리 없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물론 스프링클러가 1대도 설치돼 있지 않았고 건물 내에 하나뿐인 계단도 화재를 키웠다.
비슷한 화재에 취약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국에 32만 8000채가 지어졌고, 그중 61%가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한 개의 통로에서 소방관들의 진화 작업과 주민 대피가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진화와 대피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다. 오히려 계단을 통해 유독가스가 건물 위로 빠르게 퍼져 인명 피해가 커졌다.
11일 오후 11시 현재 안현순(68·여), 이광혁(43), 윤효정(29·여), 한경진(27·여) 씨 등 4명이 사망했고, 부상자가 126명, 이재민은 296명이 발생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아파트 화재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경기도를 통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