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락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경제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또 다시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세수 펑크와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에 따른 투자부진이 가중되면서 국내 경제 상황은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가 가중되는 악순환도 예상된다.
11일 재계와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3.8%의 경제성장률을 들고 나온 기획재정부의 예상과 달리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3.6∼3.7% 하향 전망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부예상보다 0.3%포인트 낮춘 3.5%로 전망하는 등 3% 초반대의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평균 국제 유가는 전년보다 34.5% 떨어진 배럴당 63달러다. 이 같은 유가 수준이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 0.1%포인트가 상승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만큼 유가 하락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등 수출 기업에 도움일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재정지출 확대와 투자 촉진, 전반적인 소비자 가격 하락 등 잘 짜인 정책약발이 내수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3.8% 성장은 문제없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2016년 하반기 쯤에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투자 촉진 요구에는 알았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채 사실상 홀드 하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재계는 올해 대내외 경제 여건을 따져,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근거인 경제전망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불안요소가 산재돼 있는데 특정 회복 요인을 들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경제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눠보면 평균 4.9%에서 금융위기 이후 평균 3.2%로 추락했다. 잠재성장률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4.9%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6% 하락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종소비지출과 총자본형성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경제 성장에 기여한 부분도 미약하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소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지출 부문 중 총자본형성의 GDP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금융위기 이전 0.97%포인트에서 금융위기 이후 0.30%포인트가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 부문(최종소비지출+총고정자본형성) 경제 성장 기여도도 1.58%로 금융위기 이전(2.54%) 대비 0.96%포인트 추락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여건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고,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을 하고 있지만 그 방법도 녹록지 않다. 규제는 그렇다 치고 올해 세수 결손은 업친데 덥친격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정부 세수 추계의 중요한 근거인 종합적 물가지수 GDP 디플레이터가 정부 예상치를 벗어난 하락이 예상되는 등 저물가에 따른 세수 감소로 전망이 어둡다. GDP 디플레이터가 정부의 전망치보다 훨씬 떨어지면 올해 세수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로서도 구멍 난 나라 곳간을 들고 기업 투자 인센티브 등 경기 활성화를 위한 예산 편성을 제대로 할 수없는 한계가 있다.
암울한 성장률과 더불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올해 투자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 예산처의 상장법인 순이익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1분기 4.1%에서 2분기 1.6%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3분기에는 -11.9%인 감소세다.
재계 전문가들은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면 법인세에 타격을 받는다. 기업 실적 악화가 겹쳐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비 부진과 가계부채 증가와 엔저지속, 중국경제의 경착률 등 산제된 위협 요인을 나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 목표를 높게 잡되, 씀씀이는 구조조정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