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대형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이에 맞는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해외수주를 통한 먹거리 창출에 공을 들였다면 국내 분양시장 호황과 저유가에 따른 해외 플랜트 수주 감소 등으로 올해는 주택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12일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림산업(건설사업부), 대우건설, GS건설 등 국내 상위 5개 상장 건설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직원(계약직 포함) 수는 3만2279명으로 전년 동기 3만2815명에 비해 536명(1.63%) 감소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 같은 인력 감축 분위기 속에서도 주력사업 분야에 추가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세부 사업부문별 직원 현황을 공시한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3개사의 직원 수는 2012년 9월 말 2만499명에서 지난해 9월 말 1만9719명으로 780명(3.81%) 줄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주택부문 직원을 1841명에서 1876명으로 35명(1.9%), 대우건설은 주택부문 직원을 749명에서 808명으로 59명(7.88%) 늘렸다.
실제 수년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면서 주택사업 기피현상이 확대됐지만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해 지난해 분양 훈풍이 불면서 올해 주택사업을 확대하는 건설사가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2만8128가구로 가장 많고 △대우건설 2만49가구 △GS건설 1만7889가구 △현대건설 1만5864가구 △삼성물산 1만3000가구 △포스코건설 1만2980가구 △현대산업개발 1만2120가구 △롯데건설 1만1590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대형 건설사들이 이처럼 전체적인 몸집은 줄이는데 반해 주택사업 분야를 확충하는 것은 최근 저유가에 따른 해외 플랜트 수주 감소에 대비하려는 측면도 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중동 산유국들이 신규 공사 발주를 연기할 가능성이 크고, 결국 중동 의존도가 높은 우리 건설사들의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 10여년 가까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의 석유화학과 정유 플랜트 발주에 의존해 왔다.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 660억달러 가운데 중동 지역 비중은 47.5%, 플랜트 부문 비중은 78.4%에 달한다.
박형렬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동국가들의 재정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재정 악화로 인한 프로젝트 진행의 지연과 신규 발주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사들이 선별적인 해외 수주를 나서면서 과거 무리한 해외 수주 과정에서 늘린 인원을 정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중동에서 수주한 석유 및 정유플랜트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돌파구로 인력 감축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