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입장변화 조짐…하나·외환은행 통합 가속화되나

2015-01-0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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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외환은행 노조 협상 교착상태 지속

금융위, '합의 없는' 통합 신청 처리방안 고심

서울 을지로 소재 외환은행 본점[사진=김세구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그동안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 간 합의를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승인 검토 조건으로 내걸었던 금융위원회의 입장에 변화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조기통합이 가속화될지 금융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위 관계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하나금융이 통합을 신청하면 받아들일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합의를 통합 신청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비켜선 것이다.

당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7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당연히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한 (조기 통합) 추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5년간 독립경영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2·17 합의서에 대해서도 "지키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금융위의 입장이 바뀐 것은 지난해 말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앞두고 까다로운 모습을 보였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당시 금융위는 KB사태로 인한 지배구조 불안정성을 이유로 LIG손보 인수 승인을 미루며 KB금융을 압박했다. 결국 KB금융은 오는 3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던 지배구조 개편안을 지난해 12월 중으로 앞당기고 KB금융 및 KB국민은행 사외이사 사퇴를 결정한 끝에 금융위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노조 측이 의도적으로 조기 통합에 대한 합의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위가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의 입장 변화에 따라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합의 없이도 인수 승인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외환은행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더라도 '그동안 할 만큼 했다'는 판단이 서면 통합 승인을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진전없는 지연이 계속된다면 어쩔 수 없다"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합의 없이 통합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모두 협상을 계속하지만 하나금융 이사회 이전까지 교착상태가 지속될 경우 하나금융이 노조와의 합의없이 통합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까지여서 더이상 합병기일을 늦추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융위의 입장 변화도 감지되는 만큼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병결의를 위한 이사회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오는 29일에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하나금융은 최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기일을 오는 3월 1일로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규직 전환 합의 이행을 포함해 현재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금융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의 모든 내용에 합의하고도 이를 번복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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