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제유가 하락과 서방국가의 경제제재의 영향으로 러시아 루블화가 급락하면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구소련 국가의 이민자들에게 동요가 확산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구소련 국가의 이민자들이 달러화로 환산 후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기 때문으로 송금 금액이 눈에 띠게 하락하고 있다. 또 환율문제와 더불어 건설공사 현장 등의 일자리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이민자와의 인터뷰에서 “루블화의 폭락으로 본국에 충분한 송금을 할 수 없게 됐다”는 목소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이민자연맹 회장의 말을 인용해 “2015년에 러시아 이민자의 4분의 1이상이 러시아를 빠져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서는 2000년 초에 경제력이 약한 타지키스탄, 키르기스탄 등 구소련을 형성한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자를 중심으로 이민이 급증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불법이민자를 포함해 약 1000만명 이상이 대도시에서 단순노동에 종사하며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해당 국가는 러시아 이민자들이 보내오는 송금이 주된 외화 수입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2013년 가을 이후 이슬람 계열 이민자와 현지주민과의 마찰을 배경으로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반이민 폭동이 모스크바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이민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자 러시아 정부는 이민법을 강화했다.
개정된 이민법에 따르면 향후 러시아 이민을 승인 받기 위해 러시아어, 러시아의 역사, 러시아 법률 지식에 관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러시아 이민자들은 개정된 이민법과 루블화 폭락, 고용 감소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