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은밀한 현장] 철통 경호에 질문도 주저… '스파이' 제작발표회

2015-01-0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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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제작발표회[사진=KBS]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나기 전 으레 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제작발표회. '이런 작품이 곧 방송됩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십시오'라는 뜻이 담긴 관례적 행사다. 평균 150명 이상의 기자들이 모이고, 질의응답을 통해 드라마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을 해소한다. 그리고 그것을 글로, 혹은 영상으로 편집해 대중에게 알린다. 배우 캐스팅이 제작의 시작이라면 제작발표회는 홍보의 시작인 셈이다.

대게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 공식 질의응답, 포토타임, 밀착 인터뷰까지 약 2시간이 소요된다. 하이라이트 영상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우왕좌왕하기도 하고 작품과는 무관한 기자의 촌철살인(예컨데 스캔들과 같은) 질문이 배우를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여배우의 파격 노출도 줄곧 있으며, 밀착 인터뷰에서 나눈 '아주' 사소한 이야기가 하루종일 주요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드라마 제작발표회 취재는 어느것 하나도 예측할 수 없다는 거다.

배우들과 가까운 자리에서 작품에 대해, 그리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밀착 인터뷰는 기자들도 기대하는 식순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다보니 가벼운 사담이나 유쾌한 농담이 오고 가기도 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배우가 있는가하면 속내를 다 털어놓으며 진지한 분위기를 만드는 배우도 있다.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제작발표회에서 공식 연인 김용준과의 사이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은 황정음이 전자라면 KBS2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 제작발표회에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 이성재는 후자다.

6일에도 어김없이 한 편의 드라마가 새 출발을 알렸다. KBS2 새 금요드라마 '스파이'(극본 한상운·연출 박현석)가 그 주인공.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모인 200여 명의 기자와 100여 명의 팬은 KBS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금요드라마를 향한 관심의 척도다.

운집한 취재진 때문이었을까. 제작진은 행사장 곳곳에 경호원을 배치했다. 몰려든 팬들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했고, 매의 눈으로 모든 사람들을 예의주시했다. 모르긴 몰라도 한류스타 김재중을 위한 제작진의 숨은 배려였을 게다.

그러나 김재중, 고성희, 조달환, 류혜영 팀과 유오성, 배종옥, 김민재 팀으로 나뉘어 진행된 밀착 인터뷰에까지 두 명씩의 경호원을 배치한 건 지나치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어야 할 자리가 경호원의 '관찰' 때문에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위화감을 느낀 기자들은 질문에 '조심'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무엇을, 누구를 경호하고자 했던 걸까.

현장에 자리한 방송 관계자들은 이례적인 경호원의 출현(?)에 인상을 구겼다. A 매체 B 기자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배우들 뒤에 검정 옷을 입은 덩치 큰 경호원이 있으니 집중이 안 되더라. 마치 내 기사를 감시당하는 기분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출연자 중 한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도 "연예인이 법원에 출두한다거나, 신부를 배려해야 하는 결혼식 현장도 아닌데 경호원을 네 명이나 배치했더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이렇게 많은 경호원이 오는 경우는 처음이다. 특히 밀착 인터뷰 시간에 경호원의 태도는 별로였다"고 지적했다.

철통 경호, 다시 말해 과도한 경호에 대해 드라마 홍보 관계자는 "의례적인 진행 방식이었다. 제작사 측 의도인지 방송사 측 의도인지는 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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