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비리혐의로 복역 중인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전 총통이 건강상의 이유로 1개월 가량 한시적으로 가석방된다.
대만 법무부 천밍탕(陳明堂) 정무차장(차관급)이 5일 오전 열린 심의위원회에서 천 전 총통이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1달간 가석방을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천 전 총통은 2000~2008년까지 재임 기간 중 뇌물수수,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2010년 말부터 타이중(臺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최근 천 총통은 우울증과 파킨슨병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는 감옥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6월에는 자살도 기도했다. 그러나 집권당인 국민당은 천 전 총통의 외부 치료 요구를 계속 거부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돌연 가석방을 허가한 것은 지난해 11월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에 대한 실망감과 레임덕 등 영향으로 국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민심의 향방이 바뀌면서 천 전 총통의 가석방을 요구하는 민진당 등 야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뤼슈롄(呂秀蓮) 전 부총통이 천 전 총통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가석방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