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장쩌민(江澤民·88) 전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벽두에 공개활동을 했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8월 사망설이 터져나온 후 그 다음달인 9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장 전 주석이 3일 부인 왕예핑(王冶坪), 자녀, 손자 등 가족과 함께 하이난(海南)성의 유명산인 둥산링(東山嶺)에서 산사(山寺)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둥산링의 웨이신(微信·모바일 메신저) 계정에 게재됐다고 명보(明報)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장 전 주석 가족의 하이난 여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후 둥산링의 웨이신 계정에서 삭제됐지만, 이미 중국 안팎의 여러 언론사 사이트에 관련 사진이 실렸다.
사진상 안색으로 볼 때 장 전 주석은 건강하고 정정해 보였지만, 비탈을 오르내릴 때는 두 남성의 부축을 받았다고 언론이 전했다. 장 전 주석의 산행에는 뤄바오밍(羅保銘) 하이난성 공산당 서기와 공무원, 경호원 등이 동행했다. 장 전 주석은 산에서 "(사람들이) 하이난의 이런 명산을 방문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며 "장쩌민이 여기온 것은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뤄 서기에게 "하이난은 이런 명승지의 홍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베이징에 돌아가면 홍보를 도와서 이 산이 인산인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劉銳紹)는 SCMP에 "3대가 함께 기도를 위해 절을 찾은 것은 장 전 주석이 두 아들과 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우 평론가는 "장 전 주석이 반(反)부패 사정 작업으로 자신의 측근 여러 명을 실각시킨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내가 살아있는 동안 자손을 겨냥하지 마라'고 경고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명보는 중국에서 둥산링을 오르는 것은 '관직에서 물러난 이가 둥산링에서 재기한다'(東山再起)란 고사성어처럼 재기를 다짐하는 의미가 있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