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014년 마지막 날인 31일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현대차가 이날 실시한 사장단 인사는 승진 3명, 보직이동 2명 등 총 5명으로 최소 규모로 실시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으나 부회장 2명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새 인물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현직 부회장단은 기존 10명에서 8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차에 신종운 생산개발담당·김용환 전략기획담당·양웅철 연구개발담당·윤여철 노무총괄 부회장 등 5명, 기아차에 이형근·안병모 부회장 등 2명에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까지 총 8명이다.
이번에 물러난 한규환 현대로템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 출신으로 정몽구 회장 측 인사로 꼽힌다. 현대정공 출신인 정 회장이 현대정공 출신 인사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1983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현대모비스 대표까지 지낸 정통 현대정공 출신 인사다.
정 회장은 지난 2008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한 부회장을 2012년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며 그에 대한 신임을 대변하기도 했다.
김원갑 현대하이스코 부회장도 지난 2011년 상근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4개월 만에 다시 부회장으로 복귀한 케이스다.
김 부회장은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차, 현대위아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친 인물로, 역시 정 회장의 남다른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부회장의 퇴진은 향후 글로벌 톱 수준의 완성차 업체로 가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2월 초에 현대차 상용차부문을 담당했던 최한영 전 부회장, 4월 설영흥 전 중국사업총괄 담당 부회장, 10월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난 것 역시 이 같은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날 현대로템 사장으로 임명된 김승탁 현대모비스 부사장 인사도 눈에 띈다.
한규환 부회장에 이어 현대로템을 총괄하게 될 김 사장은 1957년생으로 현대차 사장단 중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속한다.
기아차와 현대차, 모비스 등에서 영업 및 기획사업을 담당한 김 사장은 현대로템의 신사업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인사는 수시로 이뤄지는 사장단 인사 중 하나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부회장 퇴진 역시 후진양성을 위한 용퇴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김승탁 현대모비스 부품영업본부장(부사장)을 현대로템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김해진 현대차 시험∙파워트레인 담당 사장은 현대파워텍 사장으로 보직발령하고, 현대오트론 김재범 운영총괄담당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발령, 현대하이스코 영업본부장 박봉진 전무는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또 현대자동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 박정국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산학협력 및 R&D 인재육성 총괄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 부사장에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