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故)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 빈소 모습. [사진=아주그룹 제공]
아주경제 박재홍·이소현 기자 ="국가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여 창업하였고, 그러한 국가관을 가지고 사업을 하다보니, 그 동안의 사업은 조금도 비뚤어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오게 되었습니다."(고(故)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
아주그룹 창업주 청남 문태식 명예회장이 지난 26일 오후 9시 24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아주그룹 제공]
문 명예회장의 사업은 국가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했다. 앞서 밝힌 지난 2004년 12월 아주산업 오산공장 이전식 축사에서도 자신의 이 같은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고인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한국경제가 산업화 단계를 거치는 동안 맨손으로 시작해 농기구, 레미콘, 건자재 사업 등을 육성하며 한국경제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사회 기반 인프라가 부족했던 1950년대 말 당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깃줄을 맬 수 있는 50년 이상 키운 10m 길이의 전주가 필요했으나 전후 상황에서 나무를 구할 수 없어 결국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비싼 돈을 주고 수입해 사용해야만 했었다. 문 명예회장은 이에 "전신주를 콘크리트로 만들면 5분이면 가능한 일인데, 왜 비싼 외화를 주고 몇 달 몇 년씩 걸려 굳이 나무 전주를 수입해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아주그룹의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일화로 꼽힌다.

고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아주그룹 제공]
평소 검소한 성품이었던 고인은 지난해 5월 레미콘 공장 부지가 있던 서울 중랑구에 400억 원 상당의 토지를 기부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사회공헌을 인정받아 미국 포브스가 선정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부영웅 48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2002년 제1회 동국청우상, 2005년 제1회 자랑스런 동국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무엇이든지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야겠다'는 문 명예회장의 강한 시대정신과 아주그룹의 창업이념인 '개척자정신'은 아주그룹의 바탕"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해왔던 문태식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바로 아주그룹의 근간이 되는 ‘개척자정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말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레미콘, 금융, 자동차 등 사업의 다각화를 이뤘던만큼 각계 각층의 조문이 이어졌다.
5일장으로 마련된 빈소에는 지난 주말인 27~28일 박용성 두산중공업·김윤 삼양그룹·조동혁 한솔그룹·유경선 유진그룹·윤석금 웅진그룹·윤홍근 제네시스 BBQ 회장등이 조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아울러 배우 안성기·박상원씨도 문 명예회장의 장남인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과의 인연으로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오는 30일 오전 7시 발인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 진건읍 진관로 선영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