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힐과 메비우스의 꼼수…담뱃값 안올리는 진짜 이유는?

2014-12-2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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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오는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되지만 던힐과 메비우스(마일드세븐)는 기존 가격(2500원) 그대로 판매한다. 글로벌 본사에서 아직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신의 한수'라는 의견과 추후 가격을 인상할 때 소급해서 올리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갑당 20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제조사와 수입사의 경우 담배사업법 시행령에 의해 변경된 가격 내용을 판매 개시일로부터 6일전까지 신고해야 한다. 때문에 KT&G와 필립모리스는 크리스마스 휴일인 12월 25일에 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BAT코리아와 JTI는 아직 정부에 담배 판매 가격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해외 본사와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이면 1월 1일이 되도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는 기존 담배가격인 2500원을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1월 1일부터 담배세가 기존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오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BAT코리아와 JTI코리아가 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두 회사가 손해 보는 금액은 1갑당 818원이다.

BAT코리아와 JTI코리아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각각 10%, 5%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BAT코리아는 5억5270만3000갑, JTI코리아는 2억8380만5000갑을 판매했다.

이를 하루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BAT는 151만4254갑, JTI코리아는 77만7548갑이다. 이럴 경우 양사의 하루 손실 금액은 각각 12억3865만9772원, 6억3603만4264원에 달한다.

이 같은 손실에도 이들 회사가 판매가를 신고하지 않는 것은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꼼수'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국내 담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KT&G와 필립모리스가 4500원으로 판매하는 사이, 2000원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고객을 끌어 오는데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현실적으로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는 언제까지 손해를 계속 감수할 수 없다. 때문에 며칠 내로 판매가격 신고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 며칠간이라도 소비자를 끌어들인다면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업체 관계자는 "BAT코리아와 JTI코리아의 담배가격이 인상 되도 새로운 고객층이 KT&G나 필립모리스로 떠나지 않고 남아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인상을 최대한 미루려 할 것"이라며 "이 같은 두 회사의 꼼수가 시장에서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은 KT&G가 61%, 필립모리스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20%에 육박했던 BAT코리아는 현재 10%까지 떨어졌고, JTI코리아는 5%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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