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애초 올해 코스피 예상범위를 1883~2322선으로 제시했다. 예상지수 상단을 가장 낮게 잡은 IBK투자증권이나 교보증권도 코스피가 2250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코스피는 올해 들어 1차례도 2100선을 못 넘었다. 코스피 최고점은 7월 30일 기록한 2082.61포인트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전망이 빗나간 이유로 유럽 경기 회복속도 둔화와 급격한 엔저 같은 대외변수를 꼽는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심리적인 요인으로 실망매물이 쏟아지면서 당초 전망치를 밑돌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2조80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가까이 줄었다. 현대차는 한전부지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쇼크와 배당 실망감 탓에 하락했고, 현대차도 '통큰' 베팅이 문제가 됐다"며 "양대 상장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새해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대장주 실적이 단기에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제시하고 있는 2015년 코스피 예상범위도 1841~2185선으로 전년 전망치 상단 대비 100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KDB대우증권ㆍ교보증권은 하단을 1750포인트로 내놓아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상단은 신한금융투자에서 내놓은 2270포인트다.
미국 달러화 강세를 비롯한 대내외 변수가 새해에도 불확실성을 키우며 지수 오름세를 제한할 수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발 경기회복이 호재일 수 있으나 과거처럼 국내 수출경기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주요 증권사도 코스피 상단을 예년보다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새해 들어서도 유가 하락이나 러시아 사태로 인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후반으로 가면 이를 딛고 일어서면서 시장은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