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한진해운이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영구교환사채(영구EB)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영구EB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띄는 신종자본증권이다. 명시적 상환의무가 없어 국제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며, 투자자 선택에 따라 주식으로 교환 가능하다.
이번 투자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공제회와 증권사, 저축은행이 참여했으며 수출입은행은 주축 투자자로 나섰다.
수출입은행은 영구EB 발행으로 한진해운이 부채비율을 800%대로 낮추고 자금조달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입은행이 투자한 500억원은 별도의 트란쉐(Tranche)로 구성돼 한진해운의 아시아 항만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자회사를 통해 2006년부터 일본 도쿄 및 오사카, 대만 카오슝 등에서 항만을 운영 중인 한진해운은 항만시설 경쟁 심화와 해운시장 침체로 아시아 항만사업이 다소 침체돼 있으나 적정 수준의 사업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수출입은행은 아시아 항만사업 리파이낸싱에 100억원 규모의 대출도 제공한다.
이같은 지원은 수출입은행의 해양금융 지원 강화에 따른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해양금융종합센터 출범과 더불어 기존 선박, 해양 플랜트 금융지원 위주에서 벗어나 항만, 서비스 금융, 투자 등을 포함한 해양금융 지원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또 수출입은행은 올해 1조원 규모의 에코십펀드 조성 완료와 연내 파일럿 프로젝트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에코십펀드는 국내 해운·조선산업 지원 및 선박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 하반기 수출입은행의 주도로 결성된 1조원 규모의 선박펀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투자와 대출을 접목하고 업무 영역을 확대해 해운업과 조선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