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1986년부터 28년간 이어온 삼성동 시대를 마감하고 12월 1일부터 나주로 첫 둥지를 틀었다. 한전 본사 인력만 1531명이 나주로 옮겨가는 등 지방 이전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한전은 본사의 나주 이전을 계기로 광주·전남권을 전력산업 특화 창조경제 혁신구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일본의 기업도시 도요타시나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광주·전남권을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광주권의 첨단산업 벨트와 동부권 IT 융복합, 서남권 신재생에너지 벨트 등과 연계시켜, 지역사회 공동발전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력산업에 특화된 글로컬(Global+Local) 창조경제 혁신구역을 지향한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계획을 보완하고, 본사 이전이 완료된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을 본격 추진해 운영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한전은 산학연 R&D 협력 확대와 인재양성 요람 형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전KPS, 한전KDN 등 동반 이전 전력그룹사와 함께 지역 산학연 R&D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신재생에너지·ESS(Energy Storage System)·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전기차, 직류 배전 등에 집중해 미래유망 아이디어를 발굴할 계획이다.
또 대학별 특성화 분야 협력 강화, 지역 대학원 석·박사 인력의 한전 전력연구원 연구개발 참여 확대, 한전 사내대학 등에 광주·전남지역 대학생 연수 확대, 지역 마이스터고 대상 에너지 인력양성 프로그램 도입, 공개채용 서류전형 시 지역가점제 등을 운영키로 했다.
한전은 기술선도 에너지 기업 100개 유치를 목표로 지자체 등과 협력해 기업이 원하는 실질적 지원도 시행키로 했다. 제품 개발에서 해외 수출까지 전(全)주기에 걸친 협력기업 상생모델을 구현해 에너지밸리 특화형 '강소(强小)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밸리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성과창출형 컨설팅, 해외수출 파트너십 인증(KTP), 한전 나주 신사옥에 ‘중소기업 비즈니스 플라자(Business Plaza)를 구축하는 등 동반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첨단 에너지 특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기관을 대상으로 통합 에너지관리시스템(Smart Grid Station)도 구축키로 했다. 한전의 강점인 전력·정보통신(ICT) 융합기술을 활용해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 이용 효율을 10%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가사도, 혈도 등 전남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섬(Micro Grid) 종합운영센터 구축하고, 진도 장죽도 조류 발전·전남 300여개 사회복지시설 옥상 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해당 지역을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한전은 나주의 신사옥 준공을 계기로 녹색성장 에너지 명품 도시(Green Energypia) 환경을 구현에 앞장서 나가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한전이 나주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 상생을 통해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할 것”이라며 “한전이 광주·전남 지역의 자랑거리이자 혁신의 요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전 나주본사는 지하 2층 지상 31층의 주민 친화적 개방형에다 에너지 소비형 건물이 아닌 생산형 사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모델이다. 이곳에는 6750k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춰 연간 23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에너지 자급률 42%를 달성할 계획이다.
최고층인 31층인 스카이라운지와 5만여권의 도서가 구비될 지상 1층 디지털 도서관, 1000석 규모의 강당,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 시설인 GEP파빌리온 등은 지역주민에게 개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