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두산은 118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기업이다. 1896년 배오개(현재 서울 종로 4가)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 상점인 ‘박승직 상점’을 시작으로, 두산은 한 세기 동안 끊임없이 변화와 성장을 거듭해왔다.
주력 사업이던 오비맥주를 비롯한 소비재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두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공업 수주 산업 및 건설기계·장비 사업 등 인프라 지원 사업(ISB)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본격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뤄왔다.
㈜두산이 주력할 연료전지 시장은 건물용, 규제용, 주택용 시장이며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연평균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5조원, 2023년 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앞으로 인수․합병하는 두 회사의 기술력에 축적된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연료전지 사업을 향후 ㈜두산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두산은 창조경제 화두 중 하나인 ‘융합’을 통해 제품과 기술 측면에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 제조업인 발전소 플랜트와 건설기계 등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 플랜트 산업에 ICT를 담았다. 올해 1월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를 개설한 데 이어 4월에는 서울 사무소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열었다. 이 두 곳은 발전소 운영 관련 정보를 빅데이터화 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소 이용률과 효율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발전소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원격 관리하는 RMSC는 고장 예측 분석 시스템, 이상 상태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전용 통신망을 통해 발전소 중앙제어실의 핵심기기 운전 데이터를 실시간 수신하고 문제 발생 시 최적화된 솔루션을 바로 제공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소프트웨어 센터는 RMSC를 통해 들어온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 발전소 설계 개선, 운전 효율 향상, 정비,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건설기계 사업에도 ICT를 접목해 기술 개선을 거두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출시한 38t급 'DX380LC-3' 굴착기에는 유압펌프를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혁신 기술인 디-에코파워가 적용됐다.
굴삭기를 작동하는 조이스틱 레버와 페달의 동작 신호에 따라 각 작동부가 필요로 하는 최적의 유량만을 생성해 공급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작업 성능은 높이고 연료 소모는 대폭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실제 38t급 기존 제품과 비교했을 때 작업량 당 연비는 24% 향상됐고, 조작․제어성은 20%가 올라갔다.
‘두산 텔리메틱 스시스템(TMS)’도 ICT 융합의 성과다. 통신과 방송망을 이용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 PC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 위치추적, 인터넷 접속, 원격 차량진단, 사고감지 등이 연계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리정보시스템(GIS), 이동통신, 무선인터넷 등을 적용한 두산 TMS를 통해 작업 중인 굴삭기 위치와 가동상황, 엔진 및 유압계통 등 주요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 관리하고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손 움직임으로 조종하는 ‘i-Hand’ 기술과 지능형 시스템을 결합한 무인 로봇 굴삭기도 개발 중이다. i-Hand 굴삭기는 사람의 팔에 센서를 장착해 운전자의 팔과 상체의 움직임을 통해 제어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미 ‘i-Hand’ 기술의 핵심인 '마스터-슬레이브' 제어시스템 1단계 모델을 지난 2007년 개발했다. 자신의 신체를 움직이듯 직관력으로 굴삭기를 조종하는 것이기에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