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내성이 강한 슈퍼박테리아 등 각종 세균이 어떤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는지를 4시간 안에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했다.
서울대학교는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와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송상훈·김의종 교수, 바이오벤처 퀀타매트릭스가 세균을 항생제에 노출한 뒤 세균 하나하나의 형태 변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내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단일세포 형태분석법(SCMA)’을 공동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권 교수팀은 마이크로칩 위에 병원균과 용액을 함께 주입하고 항생제를 공급한 뒤 세포의 면적뿐 아니라 균의 개수, 선처럼 늘어나는 현상 같은 형태 변화 등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항생제 내성 여부를 판별하는 5개 기준을 만들었다.
이어 서울대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이 제공한 189명의 임상균주에 단일세포 형태분석법을 적용했다. 균주에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 사회적 문제을 일으키는 세균도 다수 포함됐다.
3∼4시간 만에 도출된 검사 결과는 표준 방법인 배지미량희석법과 91.5% 일치했다. 또 전체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새로운 항생제 검사법에 권장하는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검사법 승인을 신청할 예정으로 1∼2년 안에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기술이 감염증 환자의 치료율과 생존율을 높이고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